소식

필터
[프로젝트] 국내 최초 이슈 프로젝트 정당 만들기, '나는 알아야겠당'
[프로젝트] 국내 최초 이슈 프로젝트 정당 만들기, '나는 알아야겠당'

2016년 빠띠는 한겨레 21과 '바글시민 와글입법'이라는 시민주도 입법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바글시민 와글입법'은 시민이 직접 법안을 고르고, 입법을 위한 액션을 펼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프로젝트 초반, 시민들의 투표로 'GMO 완전표시제법'이 법안으로 선정됐고, 입법활동을 펼치기 위한 커뮤니티 '나는 알아야겠당'을 만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빠띠가 시민들의 협력적 커뮤니티 '나는 알아야겠당'을 만들어 GMO 완전표시제법 입법 활동을 펼친 과정을 소개합니다. Challenge & Design - 원 이슈 프로젝트 커뮤니티 시민이 원하는 법안을 뽑는 단계까지는 빠띠와 한겨레 21의 기획자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시민들은 제시된 네 가지 법안 후보를 읽고, 투표만 하면 되었지요. 투표라는 간단한 참여방법을 통해 약 1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할 정도로 관심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GMO(유전자 변형식품) 완전표시제법’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선정된 이후, 국회의원을 통해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되도록 하는 단계는 보다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했습니다. 빠띠는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 공동의 결과물을 만드는 협업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지 질문하고 답을 찾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빠띠는 소수의 리더가 전략을 세워 일을 배분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프로젝트를 열고, 정보를 나누고, 활동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을 만들고, 이러한 기여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구조를 그렸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플랫폼을 운영할 오거나이저(운영진)를 모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각자 자기 관심사에 맞게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공동작업 기회를 만들어나갔습니다. Idea - 커뮤니티 기초 다지기 커뮤니티의 시작으로 이름을 함께 정했습니다. 오거나이저들이 몇 가지 이름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시민들이 직접 선택하여 정할 수 있도록 하였죠. 그렇게 투표로 이름을 선택하였고 '나는 알아야겠당'(이하 나알당)이라는 이름이 탄생하였습니다. 또한 창당 파티 준비...

2020-04-13

[인터뷰] 모일 순 없어도 함께 결정하는 방법 - 토닥의 온라인 총회 도전기
[인터뷰] 모일 순 없어도 함께 결정하는 방법 - 토닥의 온라인 총회 도전기

코로나 19로 많은 조직에서 원격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원격업무를 하고 있는 빠띠는 최근 빠띠 타운홀을 이용한 온라인 회의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연초는 한해에 가장 중요한 회의라 할 수 있는 '총회'를 여는 시기라, 많은 조직이 총회를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이라는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그러던 중에, 빠띠 그룹스를 통해 온라인 총회를 진행한 곳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국내 최초의 청년 자조 금융 단체인 '청년연대은행 토닥'(이하 '토닥')입니다. 약 420여 명의 조합원이 협력하는 토닥은 2020년 대의원총회를 빠띠 그룹스에서 일주일간 진행했는데요. 토닥은 왜, 그리고 어떻게 빠띠 그룹스로 온라인 총회를 진행했을까요? 토닥의 사무국장 장지희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청년연대은행 토닥 협동조합 방식의 커뮤니티 '토닥' 빠띠(이하 빠): 지희님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히 토닥 소개를 부탁드려요. 장지희(이하 지): 토닥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는 청년 자조 금융 단체예요. 출자금과 조합비를 모아서 기금을 만들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무담보·자율이자 대출, 소액대출을 하고 있어요. 소득이 불안정한 프리랜서, 이직 준비 중인 청년들은 기존의 제도권 금융이 어렵기 때문에 토닥 문을 많이 두드리는 편이에요. 다만, 꼭 생활이 어려운 사람만 있는 건 아니고, 정규직 청년들도 출자와 조합비를 내고 참여하고 있어요. 👉 청년은대은행 토닥 소개 페이지 빠: 토닥에서 지희님의 역할은 어떤 건가요? 지: 사무국장입니다. 현재 토닥의 상근직원이 저 혼자라 많은 일들을 맡고 있어요. 올해는 임원 선거를 마쳤고 임원들과 함께 활동할 예정이에요. 우리도 온라인 총회 해보면 어때? 빠: 빠띠 그룹스로 총회를 진행하셨던데, 올해 총회는 처음부터 온라인 진행을 생각하셨나요? 지: 아니요. 사실 온라인 총회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코로나 이후에도 오프라인 총회를 위해 안 찾아본 공간이 없었어요. 근데 코로나 때문에 공공기관 대관은 다 취소...

2020-04-13

"툴킷을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 시작하기"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③
"툴킷을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 시작하기"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③

커뮤니티 101 툴킷 제작기를 연재합니다. 3부에서는 커뮤니티 툴킷의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만든 과정과 커뮤니티 툴킷 오픈소스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룹니다. * "커뮤니티 툴킷을 만드는 커뮤니티"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① * "커뮤니티101 프로토타입을 실험하다"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② 사람들의 커뮤니티 경험 연결하기 커뮤니티 101 모임에서는 커뮤니티의 기초가 되는 101을 만들고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커뮤니티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을 모아봤다. 커뮤니티는 사람들의 행동 유형에 따라 그 모습이 다양하고 정해진 정답이 없기 때문에 처음 커뮤니티 101 모임을 시작했을 때부터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경험을 모으는 방식으로 정리해보고자 하였다. 몇 차례의 모임에서 커뮤니티에 대한 비슷한 고민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티 툴킷을 만들어보기 위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해보기로 하였다. 커뮤니티 툴킷을 공개적으로 공동생산할 수 있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초심자를 환영하는 '커뮤니티 가이드' 만들기 Image 우선 사람들을 초대하기 위해 커뮤니티 가이드를 만들었다. 커뮤니티 가이드는 처음 온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잘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소개, 행동강령, 활동, 참여와 기여 방법을 담은 문서다. 우리는 커뮤니티 가이드에 커뮤니티 101을 포함,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속하고 개선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의 목표와 활동 범위로 정하였다. 🤝협력적 커뮤니티 툴킷은? 협력적 커뮤니티를 만들고 협력하고 개선하고 지속하는데 도움이 되는 도구들의 모음입니다. 누구나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고, 툴킷을 개선하는데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입니다. 여러분의 참여로 지속적으로 개선됩니다. 또 사람들이 쉽게 툴킷 제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여 방법에 대한 가이드도 추가했다. 기여 가이드를 정리할때는 접근성과 공동작업을 고려했다. 사람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툴킷인 만큼 많은...

2020-04-08

[커뮤니티 툴킷] 커뮤니티에서 협력적으로 의사결정하기
[커뮤니티 툴킷] 커뮤니티에서 협력적으로 의사결정하기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을까요? 공동의 목적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협력하는 커뮤니티는 종종 의사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해 곤란함을 겪습니다. 그런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들립니다. "토론이 너무 길어져서 피곤해" "누군가가 결정권을 가지는 게 불편해" "아무 의견도 내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의사결정 과정에서 갈등이 심해지면 커뮤니티가 아예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협력을 위한 커뮤니티'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까요? 이 글에서는 빠띠의 사례로 협력적 의사결정 방법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빠띠라는 커뮤니티를 간단히 소개드릴게요. 빠띠는 민주주의 플랫폼과 툴킷, 커뮤니티를 공공재로 만든다는 공동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입니다. 빠띠는 국내외 지역에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법률가, 오거나이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구성원의 면면은 점점 다양해지고, 규모 또한 커져가고 있습니다. 빠띠 커뮤니티의 의사결정 권한은 팀과 활동가들에게 분산되어 있고, 실험과 협업에 가치를 두고 기민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빠띠 커뮤니티는 어떻게 협력적이고 포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을까요? Photo by Volodymyr Hryshchenko on Unsplash 1. 원칙과 핸드북을 만듭니다. 빠띠는 커뮤니티에서 '의사결정 핸드북'을 만들고 활용합니다. 이 핸드북은 빠띠 커뮤니티의 기본 원칙에 기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커뮤니티의 가치와 문화가 의사결정 원칙에도 반영된 것이지요. 핸드북은 전반을 아우르는 기본 원칙과 가치, 의사결정 방식, 참고 사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본 원칙과 가치는 빠띠에서 의사결정을 드라이브하거나 참여할 때 도움을 주는 나침반입니다. 빠띠에서는 구체적인 의사결정 방법론을 잘 아는 것보다, 우리는 왜 이렇게 의사결정을 내리는가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기본 원칙과 가치를 풍부하게 적었습니다. 또한 기...

2020-03-24

[프로젝트] 시민들의 전환실험 커뮤니티, 커먼즈필드 제주
[프로젝트] 시민들의 전환실험 커뮤니티, 커먼즈필드 제주

2019년 제주시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주민의 참여와 협업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협력공간 '커먼즈필드 제주'의 문을 열었습니다. 빠띠는 공간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커먼즈필드 제주가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도록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협력적 거버넌스, 커뮤니티 툴킷 제작 등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글은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세스에 따라 커먼즈필드 제주 커뮤니티를 만든 과정을 소개합니다. Challenge - 커먼즈필드 제주의 고민 커뮤니티를 시작하기에 앞서, 시범운영 기간에 다양한 프로그램("씨앗사업")을 함께 실행할 진행자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프로그램 간 이질성이었습니다. 예술/전시, 리빙랩, 아카이빙/맵핑, 소셜다이닝/여행프로그램 등 유형이나 주제가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공간의 분리였습니다. 커먼즈필드 공간을 주로 사용하는 활동과 외부 공간을 주로 사용하는 활동으로 공간이 나누어지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기는 힘든 조건이었습니다. Design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빠띠는 커먼즈필드 제주의 '참여자 간 이질성'과 '공간의 분리'라는 제약을 역으로 이용해서 커뮤니티의 외연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개인과 그룹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커뮤니티, 그리고 온오프라인으로 느슨하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세스에 따라 Idea-Build-Connect-Community 단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Step 1. Idea & Build - 커뮤니티 시작 프로젝트 초반, 빠띠는 씨앗사업 참여자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2020-03-20

"커뮤니티101 프로토타입을 실험하다"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②
"커뮤니티101 프로토타입을 실험하다"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②

커뮤니티 101 툴킷 제작기를 연재합니다. 이 글은 커뮤니티 툴킷 제작 1부 - "커뮤니티 툴킷을 만드는 커뮤니티"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2부에서는 커뮤니티 101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실험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질문이 많을수록 가볍게 첫 모임에서 많은 질문을 모았다. 이제 이걸 어떻게 토론할까 숙제가 남았다. 막상 이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디에서 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처음 만드는 입장에서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담은 툴킷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짧은 시간 안에 작은 결과물이라도 만드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안전하고 개방적으로 이야기 나누고 할 수 있는 만큼 협력하는 커뮤니티'를 생각하면서 너무 많은 내용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커뮤니티 초반에 정리해두면 좋을 요소들을 담은 툴킷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이름을 '커뮤니티 101'으로 정했다. (101은 배움의 기초 과정으로,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 가이드나 교육과정이다.) 목표를 정하고 나니 좀 더 실용적인 토론을 해볼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커뮤니티를 만들 때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는?'이란 질문을 놓고, 각자 화이트보드에 아이디어를 써서 토론해보기로 했다. 만들고 토론하기 프로세스 각자 생각하는 커뮤니티를 만들 때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를 생각해보았다 화이트보드에 각자 기록한 후, 다른 사람이 쓴 것을 둘러보고 공감이 가는 항목에 투표했다. 공통적으로 나오거나 투표한 항목를 남긴다. 빠진 것이 있는지 점검하고 최종 정리했다. 의외로 모두의 생각은 비슷했다. 격렬한 토론이 된 이슈는 별로 없었고, 쉽게 7가지 요소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렇게 뽑은 7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커뮤니티 101 초안 (요약) [관계] 시작멤버를 3명 이상 모아요 [정체성] 커뮤니티를 부르는 이름을 만들어요 [약속] 커뮤니티의 약속을 정해보아요 [공간]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요...

2020-03-11

[프로젝트] 우리의 달라진 삶을 반영하는 정책 커뮤니티, "버터나이프크루"
[프로젝트] 우리의 달라진 삶을 반영하는 정책 커뮤니티, "버터나이프크루"

"나의 삶은 달라지고 있고, 우리가 변화의 흐름을 만든다. - 버터나이프크루" 빠르게 바뀌는 사회의 변화와 함께 일상의 삶의 모습도 바뀌어 갑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종종 내 것도 네 것도 아닌 문제들을 발견합니다. 다시 말해 공적인 문제겠지요. 이런 공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이 만들어지고, 우리 모두는 정책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부기구나 전문가 집단이 정책을 생산하고 결정하는 기존의 모델을 혁신하려는 시도는 국내외에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빠띠가 작년 하반기에 진저티프로젝트와 함께한 여성가족부의 '버터나이프크루' 프로젝트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청년 스스로가 자신의 달라진 삶에 맞는 정책을 만드는 '청년 정책 참여 사업'이었는데요. 빠띠는 버터나이프크루를 '정책을 만드는 시민 커뮤니티'로 바라보고,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2019년 하반기를 돌아보며, 빠띠가 103명의 청년들과 함께한 커뮤니티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느슨하게 연대하는 '커뮤니티들의 커뮤니티' 버터나이프크루는 '청년정책을 만드는 커뮤니티'라는 뚜렷한 목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자신의 달라진 삶에 대해 함께 대화하고 필요한 정책을 스스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청년들의 커뮤니티였는데요. 특히 '우리의 달라진 삶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한다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커뮤니티 정체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대의식과 소속감'이 만들어질 수 있었죠. 안전한 대화의 공간을 만드는 '행동강령'과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방법을 통해 모두가 와글와글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지향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딱딱한 공동체'는 피하고자 했습니다. 오히려 거의 모든 순간에서 '개인이 선택하는 경험'을 최대한 만들어서,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는 커뮤니티가 되도록 했죠. 예를 들어, 많은 청년정책 활동 모임에서 주로 하듯 '분과'를 나누는 게 ...

2020-01-30

"커뮤니티 툴킷을 만드는 커뮤니티"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①
"커뮤니티 툴킷을 만드는 커뮤니티"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①

커뮤니티 101 툴킷 제작기를 연재합니다. 1부에서는 커뮤니티 툴킷을 만드는 커뮤니티는 어떻게 구성했고, 왜 커뮤니티 툴킷을 만들게 됐는지를 다룹니다. * "커뮤니티101 프로토타입을 실험하다"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② "툴킷을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 시작하기" - 커뮤니티 툴킷 제작기 ③ 커뮤니티 툴킷을 함께 만든다면?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를 맞닥뜨리게 마련이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게 된다. 잘 해결될 때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는데, 여기서 얻는 배움을 잘 기록해서 공유한다면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들에게 유용하지 않을까? 빠띠의 '커뮤니티 툴킷' 프로젝트는 이런 질문에서 출발했다. 사실 이런 상상을 빠띠만 하는 것은 아닐 것. 그래서 이 툴킷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구조를 짜보기로 했다. 툴킷을 함께 사용하고, 기여하고, 돌보는 커뮤니티와 거버넌스를 만들기. 빠띠의 커뮤니티 툴킷 프로젝트는 이렇게 빠띠를 넘어선 오픈 생산 구조라는 다음 목표를 세우게 됐다. 사용자이자 기여자가 필요해 사실 툴킷을 공개하고, 누구나 쓸 수 있게 하고 또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나가는 그림은 참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공개는 되었지만 쓰이지 않고, 당연히 개선도 일어나지 않는 자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에서 툴킷에 피드백을 줄 사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몇 명의 '사람'을 초대하여 모임을 가져보기로 했다. 근데 누구를 초대하지? 많은 얼굴들이 떠올랐지만 우리가 정한 조건은 '이 툴킷을 사용할 사람이어야 한다' 는 것이었다. 직접 커뮤니티를 만들든, 툴킷으로 프로젝트를 하든 어쨋든 이 툴킷을 '쓸 사람'이어야 '외부 연구자나 자문단'으로 초대된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 자발적인 기여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빠띠가 처음 생각한 커뮤니티 거버넌스 구조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거버넌스 모델 중 하나인 '자유주의 기여 모델'에서 참고해보았다. 이 모델에 따라 사용자(유저)이자...

2019-12-11

노동을 노동이라 하지 못하는 독립러의 노동절
노동을 노동이라 하지 못하는 독립러의 노동절

2년 전 조직에서 나와서 ‘독립러’가 되었다. 독립러인 나는 노동자가 아닌데, 요즘은 그 어느 때 보다 노동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니 이상한 일이다. 노동자가 아닌데 그 어느 때보다 노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하소연하거나 투쟁할 대상자가 없다. 노동에 대한 고민은 아주 다채롭고 시시 때때로 올라와 나를 번민에 휩싸이게 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다는 홍길동처럼, 노동을 하는데 노동자가 아닌 나의 존재는 당혹스럽다. 만약 아래에 열거한 나의 고민을 당신도 하고 있다면, 아마 이 시대 노동계의 홍길동인 ‘독립러’일 지도 모른다. 직장을 그만뒀는데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하지? 아주 자연스럽게 주말이 사라지고 있다. 모든 일이 급해서, 밤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업무 연락에 자발적으로 답하는 나를 발견한다. 강의, 워크숍, 원고청탁 등 “시간되니?”로 시작되는 일 요청에는 갑이 원하는 일의 내용만 잔뜩 있을 뿐, 얼마의 돈을 언제까지 지급하는 등 노동 조건에 대해서는 일이 끝나야 겨우 들을 동 말동이다. 재밌어서 하는 일과 돈을 받아야 하는 일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일은 하는데 입금이 되지 않아서, 통장 잔고가 바닥나는 걸 종종 보게 된다. 나에겐 사장이 없지만, 세상 모든 ‘갑’들이 내 사장 같다. 왜 ‘하고싶은 일’보다, ‘들어오니까 하는 일’이 많아지는지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에게 일을 요청할 때 갑질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공정한 ‘갑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어렵다. (계약은 어떻게? 수정 요청은 몇 번까지?) 독립러는 누구인가 내가 나를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몰라서, ‘독립러’라고 부르기로 했다. 주변에 돌아보니 나 같이 독립 활동가든, 독립 연구자든 조직을 벗어나서 일하고 활동하는 사람이 많았다. 독립러가 프리랜서와 다르냐고 묻는다면, 크게 다르진 않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독립러들 중에는 자신을 프리랜서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대신 자신을 백수, 알바, 대학원생, 그냥 노는 ...

2019-10-20

아마도 올해 가장 가볍게 올 수 있는 자리
아마도 올해 가장 가볍게 올 수 있는 자리

미트쉐어 x 빠띠 네트워킹 데이 아마도 최근 참석한 자리 중에서 가장 가벼운 자리. 작지만 멋진 일을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미트쉐어’와 빠띠가 함께 만들어 본 작은 자리에 놀러 오세요. 작은 물고기 파티 혹시 작년, 빠띠가 만든 ‘작은 물고기 파티’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까요?가볍게 자신의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작게 감탄과 격려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어 봤었던 자리예요. 저희는 가볍게 하려고 했는데 다들 너무 신나게 참여하시는 바람에.. (성공..) 저희는 그 파티에 빠띠의 상징 중 하나인 ‘작은 물고기’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거대한 덩치의 아젠다가 아니라 소소한 나의 관심사로, 독립적이면서 가볍게, 또 그렇게 자유롭게 움직이는 ‘작은 물고기’ 같은 사람들을 만나 서로가 어디를 따라 헤엄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물고기 떼 같았어요 작지만 멋진 일 지난 물고기 모임이 계기가 되어 (그쵸? 하하) 빠띠는 올해부터 운이 좋게도,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상냥한 모습의 ‘미트쉐어’라는 물고기를 만나 함께 헤엄치고 있습니다. 한번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미트쉐어 빠띠에는 작지만 멋진 일을 하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사람들이 있어요. 나의 리듬으로 헤엄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힘이 되는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미트쉐어를 만나 기분 좋게 헤엄치는 빠띠처럼, 가볍게 올 수 있는 자리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기분좋게 나누고 (운이 좋다면) 이 커뮤니티에서 친구까지 만드실 거라 믿어요. 어떤 멋진 일 지금 미트쉐어 빠띠에서 일어나는 이런 작지만 멋진 일을 소개해요. 이런 것이 재밌다면 네트워킹 데이도 분명 즐거우실 거예요! 사소할 수록 축하해주는 모임 일상 속 작은 성취를 성심성의껏 축하해주는 모임을 통해 삶의 사소한 부분에 대한 감수성과 민감성을 키웁니다!: 큰 성취 금지 (e.g. 취직, 출산, 결혼 등) 오늘도 평화로운 빠띠 중고나라 빠띠 이용자라면 누구나 필요없...

2019-10-20

가볍게 올 수 있던 자리
가볍게 올 수 있던 자리

미트쉐어X빠띠 네트워킹 데이 후기 ‘아마도 올해 가장 가볍게 올 수 있는 자리’라고 자부했었는데요, 자리만큼 가벼운 후기를 쓰기 위해 행사의 유래와 전통 그리고 의미에 대해서는 지난 글을 참고해주십시오. 가볍게 사진이 많은 글을 써보겠습니다. 작지만 멋지게 일하는 미트쉐어 담당자 씽과 소년은 다수의 파티 주최 경험으로 샌드위치와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샌드위치는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에 맛있는 음식이 많기 때문입니다. 빠띠의 물고기 파티의 기본 준비물인 스티커입니다. 후기의 결론부터 말하면 미트쉐어와 콜라보한 네트워킹이 너무 재밌어서 저는 애플, 구글과도 이 포맷으로 네트워킹 데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저를 자신감에 차게 만든 스티커를 입장할 때 나눠드리고 화면에 띄워 놓았습니다. 스티커 하나에는 본인을 설명할 수 있는 이름과 이슈 3가지를 적고, 나머지 스티커에는 미트쉐어 빠띠에서 쓰는 아이디나 연락처를 씁니다. ‘응원해요’, ‘뭐라도 같이 하고 싶어요’ *등의 메시지가 각각 적혀있습니다. 사실 담당자 제외하고는 모를 것 같아 저희 소개를 했습니다. 빠띠는 *Democracy Activist Group 이고, 민주주의 문화 확산을 위해 플랫폼, 커뮤니티, 컨텐츠, 민주주의 실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인 빠띠에서는 ‘나만 고양이 없어’, ‘사 놓고 안 읽은 책 읽기 모임’ 같은 이슈 커뮤니티와 민주적인 조직 커뮤니케이션을 목표로 하는 회사, 정당, 단체의 빠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미트쉐어는 멋진 일을 하는 작은 커뮤니티를 모아 미트쉐어만의 빠띠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공익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 공익 이슈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매일 수다도 떨고, 모이기도 하고,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이 행사도 미트쉐어의 지원으로 참석비가 없어 더 가벼운 자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미트쉐어는 달마다 공익 커뮤니티 —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제 서울시 주민세 냈는데 후기...

2019-10-20

일인당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법
일인당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법

일인당은? ‘1인가구 공동공간 만든당’의 줄임말로 관악구에 1인가구를 위한 커뮤니티 공동공간을 만들기 위한 원이슈 프로젝트 정당입니다. 우리는 정돈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종종 공감되는 새로운 활동을 발견하고, 일상 중 여분의 시간을 써서 그 활동에 함께 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시작한 활동을 하다 보면 처음엔 ‘하고 싶은 일’이 점점 ‘해야 하는 일’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 오곤 한다. 어쩌다 한 두번 활동을 미루게 되면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점점 부담감만 쌓이다 결국 ‘하기 싫은 일’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다들 이런 경험이 한 번씩은 있지 않을까? 좋은 마음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 결국 하기 싫은 일이 되어 끝나버리는 비극. 일인당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섞인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다. ‘1인가구의 삶의 질과 권리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든다’는 나름대로의 큰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일인당은 위에서 말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처음부터 일인당원들의 약속인 ‘일인당 핸드북’에 ‘‘모든 당원은 할 수 있는 만큼 활동하고 무리하지 않는당. 당원은 언제든 스스로 활동을 그만두고 떠날 수 있당” 라는 원칙을 추가했다. 이 원칙에 따라 당원들이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함께 활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말은 쉽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생각하면 뚜렷한 답이 없는 이 문제를 놓고 일인당은 최근에 한 가지 실험을 시작했다. 근황을 묻는 것이 이런 실험이 될 줄 그 땐 알지 못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저는 요즘 초-바빠요.” “네? 초밥이요?” 어느 날 일인당 모임에서 서로의 근황을 묻던 중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생긴 재밌는 해프닝 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일인당은 활동에 참여하는 당원들이 매주 본인의 ‘바쁨 정도’를 공유하는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조직에서 많이들 하는 ‘스탠드업 미팅’의 방식을 빌려서, 한 주 마다 스탠드...

2019-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