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시민들의 전환실험 커뮤니티, 커먼즈필드 제주

빠띠
발행일 2020-03-20 조회수 63

2019년 제주시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주민의 참여와 협업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협력공간 '커먼즈필드 제주'의 문을 열었습니다. 빠띠는 공간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커먼즈필드 제주가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도록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협력적 거버넌스, 커뮤니티 툴킷 제작 등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글은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세스에 따라 커먼즈필드 제주 커뮤니티를 만든 과정을 소개합니다.

Challenge - 커먼즈필드 제주의 고민

커뮤니티를 시작하기에 앞서, 시범운영 기간에 다양한 프로그램("씨앗사업")을 함께 실행할 진행자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프로그램 간 이질성이었습니다. 예술/전시, 리빙랩, 아카이빙/맵핑, 소셜다이닝/여행프로그램 등 유형이나 주제가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공간의 분리였습니다. 커먼즈필드 공간을 주로 사용하는 활동과 외부 공간을 주로 사용하는 활동으로 공간이 나누어지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기는 힘든 조건이었습니다.

Design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빠띠는 커먼즈필드 제주의 '참여자 간 이질성'과 '공간의 분리'라는 제약을 역으로 이용해서 커뮤니티의 외연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개인과 그룹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커뮤니티, 그리고 온오프라인으로 느슨하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협력적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세스에 따라 Idea-Build-Connect-Community 단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Step 1. Idea & Build - 커뮤니티 시작

프로젝트 초반, 빠띠는 씨앗사업 참여자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금 바로 끈끈하게 관계를 만들긴 어렵겠지만 제주 지역에서 전환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실험이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커먼즈필드 제주라는 공유지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씨앗사업의 실험을 회고하고, 정리하여 앞으로도 지속하고 싶다는 바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커먼즈필드 그라운드룰(문화적 규범) 형성을 통해 커뮤니티 빌드업 단계부터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오프라인 활동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연결하여 문제해결의 실험과 토론이 지속되게 하는 방향으로 커뮤니티를 디자인했습니다. 또한, 커먼즈필드의 이름처럼 시민들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커먼즈(공공재)로서 생산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위해 빠띠는 짧은 사업기간 동안 매주할 수 있는 실험 설계와 피드백을 통해 점진적으로 커뮤니티 액션을 만들고 실행해나갔습니다.

Step 2. Connect - 다양한 커뮤니티 액션

몇 가지 주요 액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지털 플랫폼 활용하기] 커뮤니티 플랫폼 오픈 및 참여 가이드 배포

커먼즈필드 제주 커뮤니티를 위한 여러 채널들을 열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채널 안에서는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기도, 공동의 그라운드룰을 만들어 보기도 하며 커뮤니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협력적 거버넌스 101 / 커뮤니티 타운홀] 약속의 벽과 커먼즈필드 시민 총회

커뮤니티 내에서 공동의 약속을 만들기 위해 언제든지 공동의 약속을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는 약속의 벽을 만들었습니다. 또 토론과 합의가 필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시민총회를 열어 주기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관이나 운영조직이 매뉴얼로 제시하는 게 아니라, 참여자들이 스스로 만들고 관리하는 자치 규범과 규약을 수립하는 실험이었습니다.

[항해일지 쓰기와 회고하기] 프로그램 후속 모임 ‘뒷이야기’

모임 활동이나 강연을 들은 후 남은 생각, 질문, 감상을 통해 후속 모임의 기반을 만드는 자리를 열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채널에 모임의 기록을 올리고, 온라인으로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패턴랭귀지 워크숍] 툴킷제작 워크숍 '씨앗 도서관'

'씨앗도서관’은 시민들이 모여 커뮤니티의 공동자원(툴킷)을 만드는 작업장이었습니다. 삶의 전환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툴킷을 만들어 공유하고 공동작업으로 다듬어가는 것을 목표로 진행했습니다.


Step 3. Community - 커뮤니티 경험

커먼즈필드 제주의 참여자들은 커뮤니티에 필요한 약속문 1.0 을 함께 완성했습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커뮤니티를 위해 구성원들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약속을 담았습니다. 커뮤니티에 필요한 규약을 필요한 만큼 점진적으로 만드는 경험을 남겼습니다.

씨앗도서관 워크숍과 온오프라인 툴킷 아카이브에 참여한 시민들은 커먼즈필드의 정신인 ‘공공재를 함께 만들고 발전시켜나간다'는 의미에 대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도 함께 참여하여 “🐱길고양이 보금자리” 툴킷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커먼즈필드 시민총회’와 같은 ‘열린 커뮤니티 이벤트’는 씨앗 프로젝트 참여자 뿐 아니라, 지원을 받지 않는 시민들도 커먼즈필드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또한 ‘뒷 이야기’ 모임을 통해 참여자가 단지 강의를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주도적으로 네트워크를 맺는 경험을 만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환경, 육아와 교육등 커뮤니티 내에서 개별 커뮤니티로 발전될 수 있는 주제들을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커먼즈필드 제주에서는 이와 같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플랫폼의 연결고리를 형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조화하며 만들어내는 문제해결 과정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하였고 또 이 과정을 통해 시민들은 서로의 기여를 주고 받으며 공동의 것을 만드는 ‘커먼즈(commons, 공유지, 공공재)'의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커먼즈필드 제주가 앞으로도 다양한 개인과 그룹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협력하는 커뮤니티로 지속해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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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커먼즈필드 제주 (CC BY-NC 4.0)

글: 그룹스팀 org@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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