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띠의 새 멤버, 켄타와 쩨리를 소개합니다!

빠띠
발행일 2019.10.20. 조회수 94

공식적인 자리인듯 사담인듯 즐거운 대화로 가득찼던 인터뷰

켄타(박용)와 쩨리(성예슬)만의 빠띠스러움은 어떤 모습일까요?

요즘 좀 잘 나간다는 스타트업의 프로필 사진 포즈를 빌려보았다.

Q. 직책 대신 별명을 부르는 빠띠, 여러분의 별명은 뭐예요?
쩨리: 전 동료들이 ‘넌 톰과 제리의 제리 같아. 근데 너가 좀 더 익살스럽잖아. ‘쩨리’ 어때?’해서 지어진 별명이에요. 좀 아름다운 별명을 원했지만, 만들어도 안 불러줄 것 같아서 ‘쩨리’가 되기로 했어요.ㅋㅋㅋ 깜찍발랄(?)의 대명사 쩨리라는 캐릭터와 제가 잘 맞는 것 같아요.

켄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를 줄여서 ‘켄타’예요. 켄타우로스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말인데요. 이성과 감성, 이성과 본성이 항상 같이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는 의미에서 제 스스로에게 지어준 별명이에요.

오랫동안 동료로 지내왔던듯 거리가 느껴지지 않았던 켄타(왼, 박용)와 쩨리(오, 성예슬)

Q. 어떻게 빠띠에 들어오게 됐어요?
켄타: 블록체인(blockchain)에 관심이 있어서 올초부터 스터디를 하고 있었고요. 마침 빠띠에서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함께 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왔어요.빠띠와 함께 해야겠다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민주주의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거였어요. 블록체인의 핵심 철학은 특정 시스템을 탈중앙화하는데 있거든요.

  •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블록체인은 데이터 위변조를 어렵게 하는 기술로 이러한 특징 때문에 탈중앙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유명한 비트코인은 화폐를 탈중앙화 한 블록체인 서비스입니다.*

‘나의 고민으로 부터 시작하는 민주주의가 뭔지를 빠띠에서 경험해 보고 싶어요.’

쩨리: 저의 전 직장인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이하 서마을)에서 2015한-네팔 국제교류 사업을 통해 알게 된 찐쩐(빠띠 멤버, 인터뷰어)의 제안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빠띠에 저와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고 제안해줬거든요.
저는 약자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직업을 선택해 온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처음 시작했던 일이 사회복지사였고요. 그러곤 우리 엄마, 아빠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가지고 서마을에서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여러 역할(공교육 혁신, 홍보, 연구)을 맡아 왔고요. 빠띠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나의 고민으로 부터 시작하는 민주주의가 뭔지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 같다.’였어요. 이 설레는 이유로 합류를 결정했어요.

Q.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켄타: 블록체인 개발자입니다. 블록체인이 현재 빠띠 플랫폼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개발하는 동료들과 두어달 정도 합을 맞춰본 후에는 교육, 컨설팅, 캠페인도 두루하게 될 예정이에요.

쩨리: 저는 빠띠의 가드너(gardner), 대변인(speaker)이라고 생각해요. 먼저 빠띠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내/외부 살림거리를 정리하고요. 빠띠만의 사회적 협동조합은 어떤 것일지 정원사처럼 가지를 치고, 잔디를 다듬고 있어요. 우리 조직 내부에 민주주의 문화를 다지는 역할도 포함돼요.

또 대변인으로서 조직 밖에 우리의 장점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소셜 섹터에 빠띠는 잘 알려져 있는데, 아직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으로만 인식하는 곳이 더러 있더라고요. ‘저희에겐 그 이상의 것이 있다.’라고 듣는 사람의 언어로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돼요.

Q. 빠띠는 사무실이 없이 각자 떨어져서 일하잖아요. 어때요? 적응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켄타: 저는 빠띠 들어오기 전에 프리랜서로 일했어서 원격 업무가 크게 낯설지는 않았어요. 한가지 좋은건, 저희는 행아웃으로 이야기 하니까 회의 시간이 측정된다는 거예요. 기존 회사에서는 다 사무실로 출근하니까 옆에 있는 사람에게 바로 모르는걸 물어보거나 말을 걸잖아요. 그래서 일인데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저희는 일대일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행아웃으로 회의 시간을 잡으니까 모든 것이 다 기록되고, 하루에 회의로 얼마나 썼는지가 보이잖아요. ‘이것도 일이구나.’라는게 감각되어서 좋아요.

빼곡한 빠띠 멤버들의 온오프라인 모임 일정. 하루는 30분 단위의 회의가 세번 연속 이어지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이 모든 회의에서는 생산적이고 깊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쩨리: 빠띠에 오기 전까지 저는 7년 동안 사무실로 출퇴근 했어요. 그때는 출근해서 커피를 내리고 다른 동료들과 인사하면서 일종의 저만의 의식(ritual)을 한차례 갖고 일을 시작했는데, 집에서 일하게 되니 그런 의식이 없어지고, 혼자 한 공간에서 일 하는 부분이 좀 어색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빠띠는 면대면보다 채팅으로 이야기하는 일이 많으니까 텍스트를 오해없이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 좀 걸리고요.

(찐쩐: 그래서 빠띠는 오프라인 오피스 데이, 온라인 티타임, 한달에 한번 워크숍 등 자주 동료들이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며, 원격으로 일하는데 부정적인 요소들이 최소화 될 수 있게 노력합니다.)

적응하고 나면 멋지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가 정리되는 사이 쩨리는 원격 업무를 무사히 적응했답니다.) 스페인, 독일.. 해외에서 장소의 제약 없이 일하고 있는 저를 상상하곤 한답니다.

(찐쩐: 그러고 보니 빠띠 버킷리스트에 모든 멤버들이 해외에서 같이 일하기가 있어요.)

Q. 혹시 ‘빠띠 좀 특이하네..’ 이렇게 느꼈던 순간이 있었나요? ㅋㅋ

찐쩐이 인터뷰 준비하고 있는 동안 갑자기 이 둘은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찐쩐이 인터뷰 준비하고 있는 동안 갑자기 이 둘은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쩨리: 첫 출근한 날, 행아웃(구글 화상회의)으로 첫 인사를 한게 너무 막 오글 거렸어요.ㅋㅋㅋ 하필 첫날 제 노트북 마이크가 안 켜져서, 당황하기도 했고요. 다른 빠띠 멤버들은 그냥 이런 돌발 상황도 익숙해 보였데, (독자) 여러분 상상해 보세요. 노트북 앞에 혼자 앉아서, 손 흔들다가 웃다가 갑자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해서 목소리 중첩되기도 해서 잘 안 들리는데, 화면 옆에 회의 참가한 멤버들이 바둑판처럼 보여지는 등의 당황스러운 상황.. 아무튼 이런 낯선 환경에서 일하게 될지 꿈에도 몰랐어요.ㅋㅋ

쩨리가 묘사한 ‘멤버들이 바둑판처럼’ 보이는 그 장면이다.

아, 그리고 빠띠.. 빠띠만의 특이한 용어가 많아요. 말할 때, 영어도 중간중간 많이 쓰고요. 또, 사업명을 편의상 줄여서 부르니까 어떨 땐, 의학 용어 듣는줄 알았다니까요.ㅋㅋㅋ 그래서 용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다음에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도움 되라고** ‘빠띠 단어장’을 만들었어요.**

앞으로 기록해둘 단어가 30개는 더 된다는 쩨리의 말이 떠올랐다.
앞으로 기록해둘 단어가 30개는 더 된다는 쩨리의 말이 떠올랐다.

켄타: 전 딱히 없었어요.

(수더분한 켄타와 활발한 쩨리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답변이었습니다.)

Q. 앞으로 빠띠에서 뭘 해보고 싶어요?

‘사람을 위한 시스템과 플랫폼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지금 멤버들과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빠띠를 같이 만들어가는 거예요.’

켄타: 사람을 위한 시스템과 플랫폼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어떤 플랫폼들은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고 생겨서 좀 인위적이거나 불편하단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빠띠에서 블록체인 기능을 개발하면서 여러 질문들을 꺼내놓고 있어요.* ‘협동조합에서 모든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선 어떤 자세로 다가가야 할까?’ ‘위변조 걱정 없는 투명한 전자 투표는 가능할까?’ *같은 것들 말이죠.

쩨리: 올 연말 빠띠 매듭 파티를 제대로 갖고 싶어요. 2019년까지 우리가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떻게 움직일건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고 싶어요.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모두 꺼내 이야기 하고, 듣고, 끝으로는 하나의 합의된 정신을 공유하는게 앞으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나아가는데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좀 더 장기적으로는 지금 멤버들과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빠띠를 같이 만들어가는 거예요. 저는 결혼하고 아이 낳고서도 계속 빠띠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요즘 켄타가 조카를 재우고 일을 시작하거나, 시스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지내는 것처럼, 조직이 멤버 개개인의 생애주기에 유연하게 반응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서울이 아닌 지방에, 혹은 다른 나라에서 사는 멤버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 인터뷰와 정리, 사진 | 찐찐쩐
  • 인터뷰 일자와 장소: 2018.8.1 @헤이그라운드 8층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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