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전국주민자치박람회 개막포럼 “새로운 연결, 세대가 함께 여는 주민자치”

빠띠
발행일 2021-03-09 조회수 65

개막포럼이 진행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왼쪽부터 송문식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추진단장, 이혜경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센터장, 최효숙 풍산동주민자치회 고문, 안종천 경북 의성군 안계면장, 김영숙 대구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 센터장, 김영재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주민자치회 위원

지난 12월 7일 월요일 오후 2시 제19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개막포럼이 열렸습니다. 개막포럼은 유튜브 라이브 생중계로 오후 4시까지 2시간 동안 개최됐습니다.


행사는 송문식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추진단장의 사회로 행사 안내, 인사말, 발제,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는데요. 인사말은 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정보연 주민복지서비스개편추진단 단장이 맡았습니다.

[인사말]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주민자치”


김순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서 주민자치에도 영향이 있으리라 걱정했지만 주민자치는 어려울수록 빛을 발한다며, “300건이 넘게 접수된 주민자치 사례를 보며 박람회를 개최하기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늘 현장에서 애써주시는 주민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는 자치분권과 주민자치가 활성화되어 꽃필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방안을 도출하고 현장에 맞는 정책 방안을 도출하겠다”라고 인사를 마쳤습니다.


정보연 단장은 “올해 행사는 온라인으로 간소하게 진행되고 준비 측도 처음이라 고생이 많았지만, 현장에서 오래 주민자치를 직접 실행하신 분들의 고생에 비하겠나”라며 “코로나와 비대면의 시대라도 주민자치는 어떻게든 지혜를 발휘하고 연결되어 진행되리라 믿고 그렇게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정 단장은 “금요일까지 전국주민자치박람회를 잘 진행토록 하겠다”라고 인사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발제가 진행됐습니다. 발제는 최형식 전라남도 담양 군수, 이혜경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마을만들기지원센터 센터장이 맡았습니다.

[발제1] 최형식 담양 군수 “자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최형식 전라남도 담양 군수는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자치분권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농촌형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담양군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로 행사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해 영상으로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최 군수는 담양군의 현황을 소개한 뒤 왜 주민자치와 마을자치가 필요한지, 담양군은 주민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자치분권의 과제가 무엇인지 발표했습니다.

담양은 인구가 약 4만 6천 명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31%인 초고령 지역입니다. 최 군수는 도농격차가 확대되고 군 단위의 지역이 소멸의 위기에 처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간 소통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농촌 성장 모델로 마을자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한 최 군수는 마을자치가 행정구역 최소단위로서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 가능한 풀뿌리민주주의 학습장이라며, 생활지역을 기반으로 공동의 사회적·정서적 유대감으로 상호작용하는 소통과 협력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각 마을이 특성을 바탕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다양하고 경쟁력있는 마을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담양군은 담양식 주민자치사업을 추진하며 전국 최초로 마을자치회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마련했는데, 최 군수는 이 조례가 마을 주민 1,610명의 주민발의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의의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조례를 둘러싼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최 군수는 담양에서 있었던 조례제정 과정의 논쟁사항을 소개했습니다. 첫째로 마을자치 조례 제정으로 군의회 권한이나 읍면 주민자치의 권한이 유명무실화되진 않을지, 둘째로 지방분권특별법 29조에 따라 향후 법률로 정해질 내용을 미리 조례로 만든 것 아닌지, 셋째로 마을자치회와 주민자치회가 양립해 충돌하진 않을지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최 군수는 “군의회 의원, 주민자치 위원회,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와 간담회로 충분한 이해와 주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했다”라며 “각각의 역할과 권한이 다르므로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로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다들 이해하고 공감했고, 지금은 아무 갈등 없이 적극적으로 서로를 지원·후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군수는 “풍성한 자치생태계를 만들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주민자치를 실현하겠다”라며 “농촌이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돌아오고 어린이들의 울음소리가 나는 희망의 공동체로 부활시켜 마을이 소멸되지 않고 성장동력이 되는 모델을 담양군이 만들어 전국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라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발제2] 이혜경 센터장 “간섭 없는 행정 지원 있어야”


이혜경 인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센터장은 발표 첫머리에 굉장히 힘이 빠진다며 지난 12월 2일에 통과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언급했습니다. 지방자치법 26조가 삭제됐다는 건데요.

지방자치법 26조는 1조에서 “조례안이 지방의회에서 의결되면 의장은 의결된 날부터 5일 이내에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이를 이송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해 지방자치를 지원하던 법 조항이었습니다.

이 센터장은 “피부에 와닿는 주민자치가 되려면 실제 작동하는 지원이 마련돼야 하는데 그 부분에 지난 20년간 아무 권한이나 나눔이 없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함께 방안을 찾아보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뿐만 아니라 물리적 거리를 두면서 살고 있다”, “관계의 폭도 질도 낮아지는 총체적 위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지역 기반, 주민자치 기반의 마을공동체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라고 말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위기상황 속에서 다른 무엇보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사회를 재구성할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함박마을’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엔 등록 외국인 노동자 4,500여 명, 비등록 외국인 노동자 7,000여 명이 함께 살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이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자 상인회에서부터 인천마을센터, 전국 마을공동체가 힘을 모아 마스크를 지원해주었습니다.

이 사례에선 세 가지 시사점이 제시됐습니다. 첫째로 지역사회에서 촘촘한 횡적 연결망을 만들고 주민자치에서 그 플랫폼 역할을 해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 둘째로 민·관, 민·민 협업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점, 셋째로 행정적 차원에서 마을은 사업 대상이 아니라 공공성 실현 주체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센터장은 기성의 학교 규모를 줄이고 마을별로 작게 설치하는 ‘작은 학교’, 지역사회의 1차 의료기관을 기반으로 한 마을 주치의 제도와 방문 간호사 제도 등을 소개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또한 지역사회 재구성을 논의하는 공론장을 지속적으로 열어야 하고, 무엇보다 주민자치를 위해선 행정의 권한과 예산 책임을 지역사회로 나누고 간섭 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지역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발제에 이어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토론은 최효숙 풍산동주민자치회 고문, 안종천 경북 의성군 안계면장, 김영숙 대구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 김영재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주민자치회 위원이 맡았습니다.

[토론1] 최효숙 고문 “우리 마을에선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게 해야”


먼저 토론한 건 최효숙 풍산동주민자치회 고문이었습니다. 최 고문은 이혜경 센터장의 발제 내용 “마을자치의 가능성은 더 많은 이웃들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망을 맺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되짚으며 고양시 풍산동 마을공동체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품앗이 형태의 지역화폐 ‘그루’, 그루를 바탕으로 마을 발전을 논의하는 ‘공감마루협의체’, 역량강화와 마을사업 발굴을 위한 ‘풍산동청소년자치회’가 그것인데요.

최 고문은 “코로나19로 전환사회를 향한 주민자치 방향 변화 모색하는 게 올해 주민 큰 활동이고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 지금이야말로 소통의 끈을 더욱 단단히 연결할 때고 도시화로 이한 소통 부재로 시작된 그루처럼 코로나시대에 더 절실한 소통과 관계의 필요성이 마을을 끈끈하게 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만남과 이동이 위험한 시절이 됐지만 우리 마을 안에선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고 따뜻한 정이 오가는 곳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주민과 머리 맞대고 고민하겠다”라고 말하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토론2] 안종천 안계면장 “코로나 이후에도 주민자치가 활성화돼야”


안 면장은 이혜경 센터장의 발표에 대해 “모두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한 적절한 과제”라며 안계면 또한 주민이 마을학교를 운영해 호응도가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안 면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모든 국토공간에서 풀뿌리 주민자치가 활성화되고 지역마다 독창성있는 지속성장에 주민자치회가 기여할 수 있도록 오늘처럼 좋은 소통과 공유의 장이 자주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토론3] 김영숙 센터장 “새 꿈을 꿀 수 있는 전환의 질문 필요”


이어서 김영숙 대구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이 발표를 맡았습니다. 김 센터장은 담양 사례를 보며 “군정의 방향 설정에도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과 혁신 키워드가 담겨 자치단체장과 지역민이 지속적으로 새 방향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의미있는 발제”라며 “주민들이 먼저 나서 조례를 만들고 구축하는 데 노력한 게 인상깊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혜경 센터장의 발제에 대해선 “마을단위의 새 협력과 새 전환을 위한 제안에 굉장히 공감한다”라며 “동 단위 마을에서 작동하는 지역사회협의체나 주민자체화가 없는 만큼, 새로운 공동체의 가치를 담은 활동 설계가 필요하고 생활의제별 의제가 발굴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또 “대구에선 6개 동에 주민자치가 시범 운영 중이고 경북에서도 2개 지역에서만 운영되어 대구경북지역엔 주민자치 사례가 총 8개로, 도시와 농촌 간 지역공동체 제도에 불균형이 많다”라고 지적하며, “마을공동체기본법같은 신규법안 필요하며, 우리 사회가 어딜 향해 갈지에 대해 새로 꿈을 꿀 수 있는 전환의 질문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토론4] 김영재 위원 “주민자치로 위기 관리 플랫폼 만들어야”


마지막으로 김영재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주민자치회 위원이 “모두 연결되는 <주민 자치 분권 플랫폼> 구축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김 위원은 “지역과 마을은 일상에서 항상 마주하는 공간이고 24시간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는 접점”이라며, 지역에 있는 각종 봉사단체와 직능단체가 겨울에 자발적으로 눈을 쓸고 재해 복구에 힘쓰는 일을 보며 “온·오프라인에서 위기안전관리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은 “주민자치박람회 사례와 동영상을 살펴보니 교육, 복지 등을 다 연결하시는데, 횡적연결망은 주민자치를 기반으로 샘물 역할을 하며 관계망을 만들고 서로 알게 하는 중심축의 역할을 할 때 재난이나 위기상황에서 재난안전플랫폼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호망 체계를 만드는 데 구체적으로 연결되지 않고서 행정에서 만든 앱만 가지고는 이후 시대를 장담할 수 없다”라고 횡적연결망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발제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가 채팅으로 질문을 남겨주신 경우 이 중 몇몇을 뽑아 소개했습니다.


“민·민, 민·관 협력을 잘할 수 있는 팁이나 경험”에 대해 김영재 위원은 “주민들이 주민자치회에 방문해 내 삶에 도움이 된다고 느낄 수 있게 되는 것,김영숙 센터장은 “서로 신뢰할 만한 관계가 되는 것”, 최효숙 고문은 “주민자치나 기관 뿐만 아니라 주민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역할을 하는 것”, 이혜경 센터장은 “협조가 아닌 협력을 위한 기반조성”이라고 답했습니다.

주민자치회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 변화를 묻는 질문에 김영재 위원은 “주민자치회의 역할을 알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홍보하고 플랫폼을 만드는 것”, 김영숙 센터장은 “도농 불균형 문제를 법률로 균형적으로 만드는 것”, 안종천 면장은 “지속성을 가질 때까지 기다리는 일”, 최효숙 고문은 “법으로 주민자치회의 권한을 보장하고 확대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개막포럼에선 채팅으로 응원을 해주신 분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물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사회를 맡은 송문식 추진단장은 “지방자치라고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는 단체자치와 주민자치의 양 날개로 난다”라며 “국회에서 하나의 날개만 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송 단장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 연결, 플랫폼, 공론 등이 필요하다는 말씀들을 해주셨는데 이번 박람회가 그런 것들을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제19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의 모든 프로그램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엄격히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글 | 추재훈 chujh414@gmail.com
편집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실시간공론장팀 활동가 찐쩐 gj@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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