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모든 제안, 여기여기 모여라!

빠띠
발행일 2020-12-24 조회수 61

빠띠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2020 서울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시민참여 액션플랜 수립'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23일(수)에는 그간의 사업 진행 내용을 나누는 성과공유회가 열렸습니다. 생생한 현장의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12월 23일 오후 7시부터 동안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액션플랜 수립’ 사업(이하 액션플랜 사업)의 성과공유회가 개최됐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액션플랜 사업 프로세스의 3단계 행사였다. 1단계는 공론장을 통해 사회적경제 방식의 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하고 시민 제안을 발굴하는 시민제안워크숍(세상을 바꾸는 모든 제안, 세모워크숍)이었다. 11월 25일에 ‘환경’을 주제로, 12월 3일에 ‘일상’을 주제로 2회 개최됐다. 2단계는 시민참여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단계였다. 성과공유회는, 그간 진행된 액션플랜 사업의 내용을 공유하고, 시민들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제안 발표와 소모임 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약 80여 명의 시민이 유튜브와 줌(Zoom)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일반 시민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게 중요해

먼저 빠띠의 활동가 람시가 액션플랜 사업의 취지와 진행 과정, 제안된 시민 의견의 내용을 정리하고 발표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고유의 시민참여플랫폼(http://plan.sehub.net) 이 새로 형성되었다는 점도 소개했다. 람시의 설명에 따르면, 환경과 일상을 주제로 개최된 공론장에서 총 50개의 시민 제안이 이루어졌다. 람시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공론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정치인이나 시민운동가 등 특정 엘리트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시민이 말하는 ‘세상을 바꾸는 모든 제안’

이후 시민들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제안 발표가 진행됐다.

시민 발표에서는 세모워크숍 환경 편에 참가했던 나선익·허경 씨, 일상 편에 참가했던 이필용·육재서 씨 등 총 4명의 시민이 자신이 제안했던 의견을 발표했다. 먼저 자신을 기계공학과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한 나선익 씨는 평소부터 환경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며 △휴대폰을 활용한 쓰레기 배출 예상량 측정 및 배출방법 공유 앱 개발 △카페 다회용 컵 쿠폰 활용 △요일마다 열리는 공공쓰레기장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가 모집 플랫폼 개설 등 4개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다음으로 본인을 성산동 주민이라고 소개한 허경 씨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을 발표했다. 쓰레기 배출일이 되면 동네에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다며, 쓰레기를 품목별로 다른 요일에 배출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세 번째로, 이필용 씨는 동물병원 협업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보통 반려동물 병원은 한 곳으로만 다니는데, 휴일 등에는 이용할 수 없어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에 동물병원 협업체계가 만들어진다면, 다른 동물병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이다. 또한 이 씨는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사업과 주민커뮤니티가 결합한다면 새로운 사회적경제 영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육재서 씨는 두 가지 내용을 제안했다. 첫째는 ‘예술인과 예술향유자가 서로 만나는 공유공간’이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활동이 위축된 만큼 다양한 예술인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마련해 시민들을 편히 만날 수 있게 하고, 수익금으로 공간운영비를 충당하는 것이다. 둘째는 ‘발로 뛰는 사회복지혜택 시민알림단’으로, 독거노인처럼 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시민들이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직접 설명해주는 것이다.

시민들이 제안한 내용은 서울시사회적경제 시민제안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이 말하는 ‘세상을 바꾸는 모든 제안’

이어서 사회적경제기업 3곳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발표는 한국갭이어 박형준 씨, 아름다운커피 황희성 씨, 안테나 박누리 씨가 맡았다.

한국갭이어는 “치매 노인 및 가족 대상 미술치료 워크숍 개발 및 실행”을 주제로 발표했다. 지역 내 치매 노인 및 가족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교육하고 미술치료 워크숍을 개발·운영해 정서적 치유와 사회적 소외감을 해소하고 지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발표를 맡은 박형준 씨는 “교육이 이루어진 뒤 치매노인의 미술치료 과정에서 색감이 뚜렷해지는 등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소수인원을 대상으로 사업기간 중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치매인 및 가족을 위한 미술치료 등 워크숍이 더 필요하다는 결과가 있었다”라며 사업 필요성을 설명했다.

아름다운커피는 “썩는 친환경 플라스틱 사용 카페 확산을 위한 시범 사업”을 주제로 발표했다. 아름다운커피는 공정무역 커피운동을 해온 사회적경제기업이다. 이번에 제안한 프로젝트는, 일회용품이 많이 나오는 카페를 대상으로 환경문제 인식개선과 문제해결을 위한 것이다. 최근엔 20여 곳의 카페를 대상으로 다회용기와 생분해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발표를 맡은 황희성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다회용기 사용 빈도수가 낮아지고 있다”라며 “99.5°C까지는 끓지 않던 물이 100°C가 되면 끓어오르듯, 노력을 거듭해 쓰레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단계까지 가도록 하겠다”라며 발표를 마쳤다.

안테나는 “WITH CORONA WITH ARTXSTAY”를 주제로, 주거와 예술이 결합되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주거모델 ‘아츠스테이’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박누리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이 분노가 되고 있으나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는 부족하다”라며, 주거와 예술이 결합된 아츠스테이 영등포 지점에서 전시회와 아트툴킷 배달서비스 등 예술을 활성화해 문화소외계층과 예술가를 잇고 침체된 지역 주민의 정서적 위기를 극복해가는 사례를 소개했다.
박 씨는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예술이 우리 삶에 찾아와서 좀 더 나아진 내일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하며 마무리 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결하고 싶은’ 의지 확인해

이후 소모임논의가 진행됐다. 소모임은 사회적경제기업의 발표에 맞춰 3개 조로 나뉘었다.

한국갭이어 소모임에선 치매노인 미술치료에 관해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갔다. 참가자들은 “미술치료와 같은 활동이 치료를 넘어 예술활동이나 소통을 통한 노인 소외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미술치료 뿐만 아니라 “치매노인이 젊었을 때 잘하던 것이나 반려동물을 활용해도 좋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치매 정도가 5단계로 구분되는 만큼 “중증도에 따라 세밀하게 지원”하는 방안, 고립감이 생기지 않도록 “공적으로 심리적 지지를 지원하고 돌봄위주로 경제를 재구조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아름다운커피 소모임 참가자들은 쓰레기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친환경 운동을 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카페에서 다회용기를 이용하는 점에 관해 “코로나19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우려된다”는 의견, “한 카페의 다회용기를 다른 카페로 가지고 갈 때 용기(勇氣)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식당에서 수저를 사용하는 데엔 부정적 인식이 없으나 카페의 다회용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것 같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다회용기뿐만 아니라 “커피 찌꺼기로 연필이나 그릇을 만들거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소개됐다.

안테나 소모임 참가자들은 “문화예술이 지역사회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지, 비대면 사회에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질문을 내놓았다. “청소년과 청년이 미래 세대의 주역인 만큼 이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문화예술 등의 활동으로 머무를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방소멸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농어촌에서 청소년과 청년이 고령자와 함께 만드는 문화예술 프로젝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발표를 맡았던 박누리 씨는, “비대면 시대인 만큼 시간 제약 없이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만날 수 있는 게 오히려 좋은 점”이라며, “화두를 제시하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담론을 깨는 문화예술이 일상이 되면 다각도로 더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밤 9시가 넘는 늦은 시각까지 행사가 진행됐음에도 불구, 많은 참가자가 자리를 계속 지켰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시민의 욕구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서울사회적경제 시민참여플랫폼으로 시민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제안을 꾸준히 받을 예정이다. 빠띠 역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장의 자리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다.

글 | 추재훈(외부 기고) chujh4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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