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능력주의를 넘어서려면 - 빠띠 작은공론장 ‘사회적경제' 편

빠띠
발행일 2020-11-29 조회수 63

빠띠의 작은공론장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진 일상의 이슈, 사회적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공론화하는 장입니다. '사회적경제' 편은 기후위기와 경제위기에서 사회적경제의 상호협력과 연대의 정신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했습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지난 10월 24일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요?”를 주제로 작은공론장이 열렸다. 행사는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가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한 ‘긴급 멈춤기간’을 선포함에 따라 온라인 공론장으로 전환해 오후 7시부터 9시 30분 사이에 진행됐다. 발표자를 포함해 23명의 시민 참가자가 '시민주도'의 사회적경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다.

행사는 1부 패널 발표와 2부 소모임 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 패널 발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참가자의 이해도를 맞추기 위한 시간으로, 김규태 이로운넷 편집국 부국장의 진행 아래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최근영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조주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이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사회적경제 3법, 지역사회, 시민경제' - 패널 발표

강민수 “사회적경제 3법 조속히 제정돼야”

이미지 출처: 발표 장표 일부 발췌


강민수 위원장은 “사회적경제 3법 제정의 의미와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사회적경제 기본법안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 △사회적경제 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까지 이른바 ‘사회적경제 3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사회적경제가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특징이 있다”고 하며 사회적경제 3법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더불어 “사회적경제는 붕괴된 공동체와 취약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몰락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며 “3법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경제의 정책 수단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당 기간 계류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끝으로 상업자본, 산업자본, 금융자본으로 자본의 체계가 변화해온 과정을 짚은 뒤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코로나19로 위기에 닥친 상황에서 새로운 믿음을 찾지 못하면 일상은 기존 시스템으로 회귀하고 말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영 “지역사회 성장과 민관 협력 거버넌스 필요”

이미지 출처: 발표 장표 일부 발췌


최근영 센터장은 “지역사회의 주체, 사회적경제의 새로운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최 센터장은 “지난 10년간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법체계가 만들어진 덕에 관련 조례, 공간, 주민의 신뢰와 같은 사회적경제의 기초 인프라가 조성될 수 있었다”라며 “행정적 지원 아래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기업과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밸류체인(Value Chain)이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경제를 추구하는 기업들도 서로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긍정적 변화의 폭이 작은 경우도 있고, 소득 불평등, 비정규직과 같은 나쁜 일자리, 거주지의 질적 향상과 안정성 등의 문제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의문”이라며 한계를 지적했다.
최 센터장은 “시민들이 사회적경제에 관한 내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변화의 걸림돌인 만큼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주민의 지지와 참여가 필요하다”라며 “주민 간, 공공 간, 민관 간 협력 거버넌스를 확대하여 지역성과 공공성이 높은 사업에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조주연 “일상생활에서 사회적경제 필요성 찾아야”

이미지 출처: 발표 장표 일부 발췌


조주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은 “사회적경제 2.0과 시민경제 정책”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센터장은 사회적경제를 공공 주도의 1.0, 민관 상호협력의 2.0, 시민주도의 3.0으로 구분하고 지금까지는 1.0였으며 이제는 2.0으로, 장기적으로는 3.0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코로나19로 낯선 사람에 대한 불신이 커진 만큼 시민이 주체가 된 사회적경제가 더 필요해졌지만,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와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며 “시민들이 서로 신뢰하는 지역살이를 지속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가 필요한 이유를 ‘나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2014년부터 6년간 사회적경제 기업 수는 2,500여 개에서 4,800여 개로 2배 가까이 늘었으나 활동량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며,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사업 제안으로 △공공주택 같이살림 △지역돌봄사업단 우리동네 △주민기술학교의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공공주택 같이살림은 아파트 문제가 심각한 만큼 공동주택단지를 기반으로 주민 커뮤니티 스스로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지역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는 것이다. 지역돌봄사업은 요양 시설 등 돌봄 사업이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민간·광역 단위의 논의체계를 구성해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주민기술학교는 지역에 필요한 전문인력 수요를 기술학교를 통해 양성·충족하는 것이다.

“모두 마이크를 하나씩 받아야 한다” - 소모임 토의

플랫폼 ‘빠띠 타운홀’을 활용하여 23명의 참여자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우선순위를 꼽았다


2부는 참가자 전원이 참여하는 소모임 토론이 열렸다. 참여자 전체의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플랫폼 ‘빠띠 타운홀’을 활용하여 ‘사전 투표→소모임 토의→사후 투표’로 진행되었다. 사전 투표에선 1부 발표 중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에 공론장 참여자가 투표하고, 우선순위로 선정한 이유를 코멘트로 달았다. 사회적경제 3법 도입이 필요하다가 72점, 지역사회 성장 및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가 72점, 일상생활에서 사회적경제 필요성을 찾아야 한다가 73점이었다.
뒤이어 참가자들은 2개 조로 나눠 소모임 토의를 진행했다. △사전투표에서 어디에 왜 투표했는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기후위기·경제위기 속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에 관해 자유롭게 토의했다.
참가자들은 1부에서 발표된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생각을 터놓으면서도 사회적경제에 관해 아쉽다고 생각하는 점이나 비판을 놓치지 않았다. 사회적경제의 낮은 인지도에 관해 참여자 A는 “사회적경제 3법도 중요하지만, 법만 있다고 잘 되는 건 아니니 시민들을 설득할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여자 B는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기 위해서 공론장이 필수고 모두 마이크를 하나씩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회적경제와 청년에 관해 참여자 C는 “과거 청년이 미래를 바라보며 살았다면 오늘날 청년은 현재를 중시하는 만큼 사회적경제는 청년들에게 사명감이 아닌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여자 D는 “지역 거주 청년들이 지역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적 거점으로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참여자 E는 “사회적경제 개념이 꽤 매력적”이라며 “능력주의와 성장이 중요하다는 우리 안의 신념에 바늘구멍을 뚫는 공공연대의 이념도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의가 끝나고 사후 투표를 진행하여, 숙의를 통해 참여자의 의견 추이를 살펴보았다. 사회적경제 3법 도입이 필요하다가 83점, 지역사회 성장 및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가 83점, 일상생활에서 사회적경제 필요성을 찾아야 한다가 84점으로 점수는 사전투표 결과와 비슷한 다.

행사의 백미, 단체 사진 찍고 마무리!

행사를 주최한 빠띠는 “세계적 기후·경제위기에 맞서 사회적 협력과 연대를 중시하는 사회적경제가 중요해졌다”라며 “공론장의 확산을 통한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는 시민의 민주적인 신뢰와 협력의 복원을 이끌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주최했다. 빠띠는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을 주제로 시민참여 공론장을 열어 주제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받고 있다. 오는 12월 3일 오후 7시에는 ‘일상을 업그레이드하는 법’을 주제로 온라인 공론장을 개최한다.

빠띠의 공론장에 관심 있으시다면?

빠띠 작은공론장 ‘사회적경제'편 개요

🔖 주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요?
💜 주관 및 주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장소: 온라인 공론장(ZOOM)
🙋🏻‍♀️ 참여자: 사회적경제에 대해 이야기하고픈 시민 23인
📅 일시: 2020년 11월 24일 (화) 19:00~21:40
💬 주요 내용: 모임 안내, 패널 발표(사회-김규태 이로운넷 편집국 부국장, 패널-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최근영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조주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주제별 이야기 나누기, 제안 공유하기
⏰ 진행 순서
* 19:02-19:15 안내 및 참여자 자기소개
* 19:15-19:20 빠띠 소개
* 19:20- 패널 발표
* 19:30 - 19:40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 19:41 - 19:55 최근영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 19:56 - 20:07 조주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 20:08-20:18 토론 진행 방식 안내, ‘빠띠 타운홀’ 투표 참여 및 결과 공유
* 20:21-21:14 소모임 토론
* 20:58-21:06 소모임 논의 공유하기
* 21:16-21:39참여자 회고 및 마무리

글 | 추재훈(외부 기고) chujh414@gmail.com
편집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활동가 찐쩐 townhall@parti.coop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