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띠가 보는 디지털과 민주주의] 02. 함께 만드는 공론장의 가능성

빠띠
발행일 2023-06-15 조회수 43

빠띠가 보는 OOO의 다섯 번째 주제는  ‘디지털과 민주주의’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기술 앞에서 무력해지기 않기 위해서는, 이 기술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가꾸고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젠더, 인권, 다양성 등 우리 곁에는 민주주의로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빠띠는 이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로 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더 나은 결과가 일상에서 작동되도록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더 많은, 더 나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그 과정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하는 것은 없을지 등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연결되고 싶은 시대 

이른 새벽 재난 알림 문자가 핸드폰으로 들어온다. 어떤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지만 아직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 접속해서 같은 문자를 받은 사람이 있는지 찾아본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친구들의 포스팅을 둘러보고 상황을 파악한다. 감사와 안부의 대화를 나누고 하루를 시작한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이 없거나,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의견과 소식을 주고받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일들이 종종 있다. 회원탈퇴를 하는 순간 사라져버릴 수 있는 인연들이지만 로그인하고 있는 동안 오프라인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 연결되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일상의 문제를 이야기 하고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더 나은 삶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고,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들이 있어왔다. 

 

팬데믹 이후 세계인이 고민한 도시의 미래

“코로나19 이후의 건축과 도시 <What is To be Asked?>(이하 WTA)”라는 타이틀로 2020년 5월에 열린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국제공모전은 전 세계의 전문가들과 연구자, 시민들이 코로나19 이후 직면한 문제를 논의하고 그 기록을 아카이빙하는 디지털 공론장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WTA플랫폼은 공모전이었지만 디지털 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경쟁이 아닌 협력의 방식으로, 과정을 공유하며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하며 결과를 만들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공모전은 두 단계로 진행됐는데 첫번째, ‘주제 제안’은 한국어와 영어를 주 언어로 하는 WTA 디지털 플랫폼을 개설해 전 세계인 누구나 함께 대화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라는 대주제 아래 아주 짧은 질문부터 연구를 위한 제안서까지 우리가 함께 답을 찾아야 할 질문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대화를 통해 더 나은 질문과 답을 함께 찾아가는 열린 과정으로 설계되었다. 공동체의 의미, 공원의 미래, 아이들의 놀권리와 놀이 공간, 위험한 공유 공간 등 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고 세계 곳곳의 참여자들이 경험과 의견을 나누었다. 

두번째 단계는 ‘연구와 제안’으로 제안서를 제출한 팀 중 다섯 팀을 선정해서 연구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선정된 팀들은 각자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플랫폼에 공개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반영하면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보고회도 유튜브로 진행되었다. 두번째 단계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플랫폼에서 첫번째 단계의 주제 제안과 대화는 지속되었다. 아쉽게도 현재는 플랫폼이 닫혀 있지만,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유튜브에서 기획자들의 인터뷰와 프로젝트 영상을 볼 수 있다. 

 

사진: WTA 플랫폼 캡쳐 화면 



디지털 전환의 시대, 시민과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근래에는 생성인공지능 기술인 챗GPT가 사회 각 영역에 확산되면서 다양한 논의를 낳고 있다. 인간의 고유 역량이라고 여겼던 창작마저 인공지능이 수월히 해내는 것을 보고 위기감을 느낀다는 이들도 많다. 특히 인공지능기술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이 높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약 3억개의 일자리가 생성인공지능기술로 대체 가능하다는 발표를 했다. 발빠른 기술의 발전과 진화를 내버려둔다면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금 시민의 지혜를 모은다면 보다 덜 암울한 혹은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해볼수도 있지 않을까.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이하 10일의 대화)는 디지털 기술의 변화 앞에서 우리의 노동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시민에게 의견을 모으고 답을 구하는 대화 프로젝트다. WTA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단기간의 해결책을 내놓는 것보다 이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질문을 모으고, 열린 대화를 통해 시민이 원하는 노동의 미래를 그려보자는 기획이다. 10일의 대화 콘텐츠와 결과는 디지털 시민 광장 캠페인즈(https://campaigns.do/)를 통해 공개하고, 노동의 미래에 대한 질문과 답을 담은 녹서(green paper:  정책적 결정에 앞서 구성원의 다양한 질문과 의견 그리고 그 수렴 과정을 담은 일종의 대화록)형식의 결과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10일의 대화를 기획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이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누구나, 각각의 지역과 공간에서 대화 모임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화모임 운영가이드와 미디어키트 그리고 의제 콘텐츠(영상, 글, 발제 자료)를 제공하고, 선착순 10팀에게는 소정의 운영비도 제공한다. 대화모임은 6월 24일 빠띠가 여는 첫번때 대화의 장으로 시작, 7월 3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사진: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소통의 공간 

 

디지털 기반으로 쉽게 많은 정보를 접하고 교류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통의 규칙이 자리잡지 못한 탓에 신뢰할 수 없는 가짜뉴스, 편견과 혐오를 재생산하는 미디어에 노출되는 문제를 겪고 있다. 디지털 기술 그 자체가 이런 문제를 낳고 있는 건 아니다. 디지털 기술을 더 나은 민주주의 만드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더 많이 고민하고 더 좋은 경험과 사례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WTA 플랫폼’과 ‘10일의 대화’는 누구든 어디에서든 자신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민 개인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공유하고 그 대화의 기록들이 쌓이고, 함께 만들 결과물 위에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활동,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소통의 공간을 만드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때이다.  



참고자료 

👉 WTA 오픈콜 프로젝트 영상 

👉 WTA 플랫폼 기획자 인터뷰

👉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 

https://demosx.org/g/home/meet/16/212

 

✏️글 : 단디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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