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등교해야 하나요? 시민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빠띠 작은공론장 '온라인 개학' 편

빠띠
발행일 2020-06-10 조회수 108

6월 8일, 전국 초중고생 595만 명이 등굣길에 올랐습니다. 원래 등교 시작일이었던 3월 2일보다 99일 늦게 등교 수업을 하게 되었죠. 지역과 학년에 따라 상황은 다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대부분은 격주제, 격일제로 등교하며 원격 수업을 병행하고 있어요. 여러 번 등교가 연기된 끝에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니 기쁜 학생들도 있고 자녀가 감염 위기에 노출되니 불안한 학부모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등교를 두고 여러 입장과 감정이 병존하는 때에 빠띠는 지난 5월 26일 빠띠 작은공론장 ‘온라인 개학' 편을 열었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직군의 시민 20여 분과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온라인 개학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포스트 코로나' 속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제안해 보는 자리를 가졌어요.

빠띠는 왜 ‘시민 중심’의 작은공론장을 만들까요?

빠띠의 작은공론장은 시민들이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이슈, 사회적 현안에 대해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의견을 모으고 공론화하는 장입니다. 빠띠가 생각하는 사회 변화의 시작은 일상 속 시민의 관점으로 이슈를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요. 한 이슈를 두고 관련 이해관계자를 한자리에 모아 각자의 시야에서 발견한 어려움, 해결 방안을 두고 건설적인 대화를 끌어냅니다. 그렇게 견해 차이를 확인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숙의 끝에 도출된 방안은 누구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해결책이 됩니다.

왜 ‘온라인 개학’을 이야기했나요?


빠띠의 첫번째 작은공론장은 ‘온라인 개학’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저희는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 대신 어려움을 꺼내 이야기해보며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 보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보았죠. 그래서 거듭 연기된 등교와 준비가 채 되지 않고 시작된 온라인 수업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올라간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그렇게 학생, 교사, 학부모,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여 온라인 개학은 물론 미래의 교육에 대해서도 공론화하는 온라인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시대를 떠올릴 때 막연한 두려움보다 우리의 일상에서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그려볼 수 있도록 빠띠는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빠띠 타운홀로 모아본 ‘온라인 개학’ 별별 이야기

워크숍이 열리기 전, 5월 한 달(5/7~5/31)간 52명의 시민분들이 온라인 개학에 관련한 경험과 의견을 빠띠 타운홀에 남겨주셨어요. 어떤 의견들이 모였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1. 여러분의 온라인 개학은 어떠셨나요?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이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에 주체적으로 학습이 가능해져 ‘학습 주체성’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어요. 반면에 온라인 강의 수준이 낮을 경우 학습 집중도도 떨어지고, ‘쌍방향 수업 대신 동영상 강의 위주의 수업'으로 교사-학생 간 소통이 불명확해진 것이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혔습니다.

2. 온라인 개학 동안 학교에서, 가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나요?


가정에서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 돌봄과 학습 지도, 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 준비, 영상 제작 및 편집, 과제 점검으로 추가 업무가 늘어난 것, 학생은 주로 동영상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수업에서 이해 가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고 종종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에 어려움을 표했어요.

3. 온라인 개학을 통해 새로 발견한 것들은 무엇인가요?


양질의 온라인 강의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온라인 툴 활용법을 익히게 된 것을 긍정적인 발견으로 보았어요. 또, 질병이나 상해와 같은 부득이한 상황뿐만 아니라 학교-집 거리가 멀 경우, 여행 등과 같이 학교에 가지 않는 사유도 보다 유연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었어요.

4. 온라인 개학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갔을 때 꼭 지켰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등교 수업을 하더라도 온오프라인 경계없이 유연하게 수업하며 앞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에 대비하자는 제안이 눈에 띕니다. 또, 전염 예방 교육뿐만 아니라 인권, 불평등, 종교, 환경, 경제 성장, 국가와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5. 5월 온라인 개학 VS 등교, 당신의 생각은?


코로나19 위기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등교를 강행하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지속하는 것에 찬성하는 참여자가 월등히 높았어요.

코로나 이후를 상상해보는 패널 토크: 허경진(유쓰망고 전략 기획 디렉터), 이성원(거꾸로 캠퍼스 대표)


토론을 시작하기 전, 유쓰망고 허경진 전략기획 디렉터와 거꾸로 캠퍼스 이성원 대표를 모시고 코로나19로 대안 교육은 어떻게 반응했고 코로나 이후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유쓰망고의 허경진 전략기획 디렉터는 코로나19 전과 후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함을 강조했어요. 학생들은 온라인 학습으로 자기 시간을 관리하고 다양한 형태로 자기표현이 가능해지면서 능동적인 학습자가 된 거죠. 학생들이 지식을 탐구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코로나 이후의 학교는 쌍방향 소통, 학교 밖 사회에서도 적용 가능한 배움과 프로젝트 중심의 탐구 활동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미래 교육의 실험 학교 ‘거꾸로캠퍼스’ 이성원 대표는 전국에 기숙사 학교가 있기에 코로나 위기에 더욱 기민하게 반응했다고 해요. 거꾸로캠퍼스는 최초로 온라인 개학을 시행했고, 프로젝트 중심의 11주 온라인 교육 과정을 무사히 마쳤어요. 과정을 마무리하는 클로징 세션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150명의 학생, 학부모, 내빈이 모여 학생들이 프로젝트로 어떤 것을 배웠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졌대요. 발표 끝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교는 과거로 돌아갈지, 동료 학습의 의미는 무엇인지, 입시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질문으로 남겼습니다.

주제별 테이블에서 나눈 ‘온라인 개학’ 이야기

두 분의 패널 토크는 온라인 개학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볼 수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후에 참가자들이 주제별 소모임으로 나뉘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온라인 개학 후 불안감: 현장 수업과 다른 온라인 수업,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주제 테이블에서는 고등학생 시민협력가 김채림 님의 경험으로 시작되었어요. 선생님마다 쓰는 플랫폼, 과제 제출 방식, 소통 방식이 달라서 혼란이 있었다고 해요. 또, 대학 입시 중심으로 돌아가는 고등학교는 등교를 가장 먼저 했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서 등교하는 게 맞는지, 수능 일정이 조정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견을 친구들과 나누었대요. 이어서 다른 참가자들은 교육부 관계자가 등교 일정을 결정할 때 공론장을 열어 학생, 학부모의 의견이 수렴되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건넸어요.


👨‍👨‍👧‍👧 ‘온라인 개학 버전 2. 준비하기: 아이와 부모, 선생님 모두 행복한 온라인 개학’을 이야기한 테이블에서는 자녀 셋을 둔 시민협력가 박상현 님이 온라인 개학으로 학부모로서 겪었던 어려움을 나누었어요. 일터에 가는 학부모 참가자가 많았던 그룹이어서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업 지도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녕을 살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고요. 온라인으로 학습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이번 온라인 개학 경험을 잘 톺아보고 격주 등교를 하며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앞으로 교육은 입시 위주가 아닌 학습자가 필요한 과정을 골라서 듣는 형식으로 대학의 혁신이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닌지 장기적 차원으로 교육의 미래를 내다보았어요.


👨🏻‍🏫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며 재밌게 참여할 방법’을 나눈 테이블에서는 교사이자 시민협력가 전성실 님이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해 환경적으로 준비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로 논의의 물꼬가 트였어요. 일부 학교는 보안상의 이유로 특정 소셜네트워크, 포털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고, 카메라가 달린 노트북이나 와이파이가 구비되어있지 않아 학생들과 연결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요. 일부 학생들 또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 경우, 스마트폰만으로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는데 장벽이 있었고요. 온라인 수업을 하기 전, 학교-학생-학부모가 온라인 수업에 환경적으로 준비되어있는지를 확인하고 이후에 쌍방향으로 소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이 모였어요.


🎮 ‘학원을 이기는 학교 대안 찾기’를 주제로 이야기한 테이블에서는 사교육보다 좋은 온라인 공교육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 앞으로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은 온라인 수업 설계일 것이라 했어요. 교사는 (온라인에서) 아이들의 협력을 어떻게 끌어낼지 그러기 위해 유용한 도구는 어떤 게 있는지를 고민하고, 다른 교사와 과목별 수업에 적합한 도구와 방법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어요. 더해서 시민협력가 문힐 님은 온오프라인 융합 수업 아이디어로 지역사회 문제를 프로젝트로 해결하는 과정이 설계되어 학생, 지역, 학교가 지역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방법을 마련해보면 어떨지 제시했어요.

이렇게 빠띠의 작은 공론장은 주체적으로 참여한 시민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방 앞에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기도, 역으로 들으며 서로 공감하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워크숍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제안은 무엇이었을까요?

참가자들은 주제별 테이블에서 나온 이야기를 빠띠 타운홀에 올리고, 다른 참가자가 남긴 제안을 읽어보며 공감하는 제안에 지지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시험을 2주 앞두고 참여해준 시민 협력가 김채림 님의 제안에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불안한 코로나사태 무엇이 문제일까요? 끝나지않은 코로나 19사태에도 한국 학생들은 대학입시 때문에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고 불안함 마음을 가지고 등교 개학을 했어요. 한국의 교육부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 시민 협력가 김채림

마지막으로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워크숍 참여 소감과 더불어 피드백을 받으며 빠띠의 작은공론장 ‘온라인 개학' 편을 매듭지었어요. 참여자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한 목소리를 높였고, 온라인 개학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생기는 사회적 불안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도 코멘트로 남겨주었어요.

끝으로, 여러분의 목소리가 모여 변화를 만드는 제안이 됩니다


빠띠의 첫번째 작은공론장은 시민분들이 랜선 너머 뜨거운 참여를 보내주신 덕에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빠띠는 코로나로 전과 다른 일상을 맞이하는 시민들이 막연한 두려움이나 어려움을 느끼지 않길 기대합니다. 대신 작은공론장에서 우리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겁니다. 앞으로 계속될 빠띠 작은공론장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빠띠의 공론장에 관심 있으시다면?

빠띠 작은공론장 ‘온라인 개학'편 개요

  • 🔖 주제: 온라인 개학, 코로나19 이후 앞으로의 교육

  • 💜 주관 및 주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 장소: 온라인 공론장(ZOOM)

  • 🙋🏻‍♀️ 참여자: 온라인 개학에 대해 이야기하고픈 학생, 학부모, 교사 20명

  • 📅 일시: 2020년 5월 26일(화) 19:00~21:00

  • 💬 주요 내용: 모임 안내, 패널 발표(거꾸로캠퍼스, 유쓰망고), 주제별 이야기 나누기, 제안 공유하기

  • ⏰ 진행 순서

    • 19:00-19:10 (10’) 빠띠 작은공론장 소개, 빠띠 타운홀 이용 안내

    • 19:10-19:30 (20’) 작은토크 패널 발표 1, 2

    • 19:30-19:35 (05’) 토론 진행 방식 안내

    • 19:35-20:10 (35’) 선택한 주제테이블에 참여, 자유롭게 토론

    • 20:10-20:15 (05’) 토론 내용을 빠띠 타운홀에 업로드(공감, 의견 교환)

    • 20:15-20:35 (20’) 제안 공유하기(공감, 의견 교환)

    • 20:35-20:45 (10’) 마무리(회고)

글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contact@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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