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띠의 조직 항해술 이야기

빠띠
발행일 2020-02-26 조회수 70

< 빠띠의 항해술 >은 빠띠가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과 원칙, 실험을 정리한 문서 입니다. 사실 빠띠는 이론가나 연구자 집단이 아니라서, 저희의 방식을 어떤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는 잘 모릅니다. 그럼에도 <빠띠의 항해술>을 정리하게 된 이유는, 다른 조직들과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저희에게 남은 고민들 때문입니다.

‘조직에 새로운 플랫폼을 써서 변화를 만들고 싶어요.’

올해로 5년차인 빠띠는 민주주의 활동을 통해 다양한 조직들과 협업을 해왔습니다. 특히 빠띠가 디지털 플랫폼도 만드니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저희에게 협업을 요청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런 조직은 대부분 ‘조직'에 ‘플랫폼'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가져올 변화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조직에 새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왜 조직에 새로운 도구를 도입하는 게 어려울까? 아니, 왜 어떤 조직은 쉽게 변하지 못할까? 그렇다면 빠띠는 어떻게 조직과 사람들의 변화를 도울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그렇다면 ‘우리는 플랫폼 위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어떻게 실험을 도입하고 변화를 포용하며 일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복잡한 사회문제와 조직

빠띠가 만나는 조직은 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미션을 가진 곳이 많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리는 많은 사회문제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아주 복잡한 모습입니다.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미치고 예측하기 쉽지 않고, 네트워크 사회가 되면서 더욱 급변하게 됩니다. 문제를 다룰 때도 부분의 합이 전체를 설명해주지 않는 상황들이 종종 생깁니다. 또, 어떤 행위가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을 거치며,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예측불가능한 구조 속에서 어제의 해법이 오늘은 작동하지 않기도 합니다.
어쩌면 많은 조직들이 고민하는 질문과 문제들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고, 아주 여러 결의 이야기들이 엉켜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조직들은 단순명쾌한 해법을 찾기보다, 문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다듬을 방법이 요구되는 것이 당연한 걸지도 모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모인 사람들, 빠띠

빠띠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절차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기보다 일상 생활의 도구와 같은,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입니다. 이런 민주주의를 새롭게 혁신하고, 그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빠띠의 일입니다. 사실 이러한 일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 갈등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
  • 어떻게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 권력의 집중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 가짜뉴스, 허위정보로 인한 정보의 불평등은 어떻게 해결할까?

빠띠는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는 더 나은 조직, 즉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그 관점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협력적인 팀, 모든 구성원이 수평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팀의 모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합니다.

오늘 시점, 빠띠의 항해술


빠띠는 조직을 ‘바다를 항해하는 배’에 비유합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함께 배에 탄 선원들입니다.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그 목표를 이루고자 어딘가를 향해 나아갑니다.
우리 배(조직)의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 곳까지는 어떻게 갈 수 있나요? 막상 가보니 우리가 기대한 곳이 아니라면 또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빠띠는 실천법을 만듭니다. 실천법은 예컨대 매주하는 회고와 같이, 항해 중에 주기적으로 실행하는 규칙을 말합니다. 하지만 실천법을 단순히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공허하고 기계적인 규칙의 반복에 불과합니다. 빠띠는 여기에 목적과 의미를 불어넣기 위해 크루 스타일을 정의합니다. 구성원은 여러 실천법을 바탕으로 크루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이 실천법과 스타일은 항해 핸드북에 기록되고 관리됩니다.

빠띠의 선원들은 각자가 가진 정보를 모아 함께 토론하며 나아갈 방향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우선 눈에 보이는 만큼 가봅니다. 움직인 만큼 항해지도를 그려보고, 새롭게 발견된 걸림돌은 없는지, 새롭게 알게된 지름길은 없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그 다음, 다시 눈에 보이는 만큼의 목적지를 결정하고 항해지도를 업데이트합니다.

크루 스타일


아래는 빠띠의 크루 스타일입니다. 빠띠의 크루라면 가져야 할 태도, 행동의 가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열정
*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개선
* 잦은 협력과 피드백
* 존중
* 단순함
* 변화를 수용한다.
* 역량

실천법

🗺항해지도 다듬기: 항로의 점진적인 개선


그때그때 상황 변화에 따라 조직의 방향도 변화할 수 있으므로, 이전 한 주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하고, 다음 한 주의 목표를 항해지도에 그립니다.

✅체크리스트: 본인이 하고싶은 일, 본인이 잘하는 일


체크리스트는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구체적인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해놓은 목록입니다. 각각의 항목마다 담당자와 일정을 적습니다.
체크리스트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업로드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일에는 📌을 표시하고, 완료된 일에는 ✅를 표시합니다. 항해지도 다듬기와 스탠드업을 통해 수시로 관리하며 진행상황을 공유합니다.

🌞스탠드업: 조직 내 모든 프로젝트 단위에 능동적 참여 가능


빠띠는 매일 아침마다 30분 동안 빠띠 그룹스에서 스탠드업을 합니다. 누군가 스탠드업이라는 글을 게시하면, 댓글로 각자 30분 동안 각자 오늘 진행할 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필요한 경우 특정 팀원을 지목해 협업을 요청하거나, 특정 업무에 대한 온라인 회의를 개설합니다. 이렇게 하면 매일의 조직의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조직 내 모든 구성원에게 협업을 요청하거나, 반대로 본인이 원한다면 현재 진행되는 조직 내 모든 프로젝트 단위에 능동적 참여가 가능합니다.

💜항해일지&회고: 개인의 경험과 감정도 좋은 영감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도 팀워크에 도움이 됩니다. 항해일지와 주간회고에서는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회고합니다. 그러다보면 조직적 차원의 개선거리가 도출되기도 합니다.
매일 각자가 함께 나누고 싶은 느낀 점과 배운 점을 항해일지로 적습니다. 항해 과정에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 혹은 일상을 적어도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핸드북에 추가할 것, 개선할 만한 실험거리가 떠올랐다면 기록해둡니다.

정기적으로 회고를 합니다. 구글 문서에서 각자가 한주 동안 느낀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과 앞으로의 실험거리를 적고 함께 이야기합니다. 이 때 나온 실험거리는 가설을 정해 시행해보고, 결과가 성공적이면 문화로 자리잡기도 합니다.

⛺️월간 워크숍: 항해지도와 핸드북 다듬기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크루는 화상으로 참여해 전원이 모여 지난 2월 워크숍을 열었다.

한달에 한 번 워크숍을 합니다. 이 때는 시즌 항해지도를 다듬고, 크루의 잡디스크립션, 예산이 담긴 살림살이 문서, 행정/법무적인 이슈를 다룹니다. 잡디스크립션은 보통 매달 바뀝니다.
가끔은 ‘궁극의 항해지도'라는 조직의 전체적인 미션과 비전, 구조를 수정합니다. 리모트 조직인 빠띠에게 워크숍은 오랜만에 서로의 얼굴을 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빠띠의 항해술을 이야기해드렸어요. 저희의 항해술이 여러분의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과 더 민주적으로 소통하도록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만간 여러분의 항해술 이야기를 들으러 갈게요. Bon Voyage! 🚢🧭

글: 빠띠 그룹스팀 org@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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