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정치의 위기, 위기의 정치' 공론장

빠띠
발행일 2022-11-15 조회수 59

지난 11월 9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공론장활동가네트워크가 함께 주최한 “정치의 위기, 위기의 정치: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대통령제에 대해”가 열렸습니다. 정치 이슈가 뜨거운 요즘, 허심탄회하게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데요. 더 나은 정치를 위해 지금의 정치 제도를 다시금 고민해보는 공론장으로서 이번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공론장은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대통령제에 대해 패널 세 분의 발제를 들은 후, 소그룹으로 나뉘어 테이블 토론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럼 공론장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차례차례 알아볼까요?

들어가며: 캠페인즈 속 시민들의 목소리

이번 공론장이 열리기 전부터 캠페인즈에서는 정치와 관련된 다양한 시민들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제 역할을 하는 의회를 위해 필요한 제도를 투표하는 콘텐츠가 만들어졌고, 거대 양당과 정치 혐오의 문제를 제기하는 토론 콘텐츠도 올라왔습니다. 각 콘텐츠에서는 투표, 댓글, 좋아요 등과 같은 플랫폼 기능을 통해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발제: 정치의 위기, 위기의 정치

첫 번째 발제는 박제민 서울녹색당 공동위원장의 “누가 내 표를 죽였을까?”로, 한국 선거제도의 한계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현행 선거제도는 실제 의석 배분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사표’를 많이 만들고, 따라서 득표율과 의석 배분율의 ‘불비례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오랜 양당제로 인해 다양한 국민의 의사가 실제 정치에 반영되지 않는 선거제도는 결국 기득권을 지속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당 득표율과 의석 배분을 일치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 21대 총선 결과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대입했을 때 소수 정당에 더욱 많은 의석수가 돌아가는 상황이 그 근거가 되는데요. 따라서 국민의 뜻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과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합니다.

두 번째 발제로는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그린벨트 운영위원의 “대통령결선제와 미래정치”가 진행되었습니다. 결선투표제란 한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때 1위와 2위가 다시 투표하여 최종 1위가 당선되는 제도를 뜻합니다. 결선투표제는 당선자의 대표성을 높이고 ‘소신투표’로 인한 사표 발생을 방지하며 소수당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프랑스,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는 이러한 결선투표제를 대통령 선거에 도입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후보가 과반을 넘기지 못한 상태로 당선된 사례 많은데요. 국민 절반의 지지를 얻지 못해도 국가의 원수가 되는 것이 합당한지, 대통령결선투표제와 같은 방식으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가 “정치의 타락, 대통령제의 몰락”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이어갔습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는 민주화의 토대가 되었지만, 오늘날까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대통령제가 시행된 후 많은 대통령 후보자들이 너도나도 국민을 구원하겠다며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내거는 상황은 대통령만 바뀌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완벽한 대통령은 존재할 수 없으며, 대통령은 입법, 사법, 행정 구조와 함께 국정을 살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좋은 대통령 개인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안정된 정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방법에서 다른 기관 및 조직과 수평적이고 숙의적인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테이블 토론: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대통령제

발제를 듣고 난 뒤 테이블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공론장 참여자들은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대통령제 중 사전에 선택한 주제별로 소그룹을 만들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비례대표제

비례대표제 소그룹은 양당제 정치로부터 느끼는 회의감에서부터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위성정당 사건으로 더더욱 선거 결과가 절반으로 나뉘는 모습이 이상하다”, “투표를 해도 결국 내 선택이 반영되지 않으니 참여하기 싫다”고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곤 우리를 대표하는 정치인을 뽑기 위해서는 비례성이 중요하고, 따라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비례대표제가 갖는 한계에 대해서도 나누었습니다. 참여자들은 “거대 양당을 지지하는 경우 입법과 같은 정치적 활동에 효능감이 높은데, 다양한 정당이 많아지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비효율적일 것”을 우려했습니다. 비례대표제 확대를 바라기는 하지만 현실 정치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다만 비례대표제 자체도 좋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주제를 정치 제도 안에서 언급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소수정당을 지지하는 것부터 시작”이 될 수 있다며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 결선투표제

결선투표제 소그룹은 결선투표제가 장단점을 다시금 떠올리며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앞서 발제에서도 설명했듯이 결선투표제는 1차 선거의 상위 후보가 그렇지 않은 후보들의 입장을 수렴하여 2차 선거에 반영할 수 있기에 소수당과의 연대에 대한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연대 활성화의 명목으로 소수당이 이용당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또한 결선투표제는 2차 투표를 시행할 때는 둘 중 하나인 투표가 되기에 사표를 방지할 수 있다는 효용성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서 참여자들은 “당선자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지만 그걸로 충분한가?”, “양당제가 공고한 상황에서 결과가 똑같지 않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끝으로 대의민주제가 올바르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회적 안전망과 구조, 비용이 함께 가야 한다고 토론했습니다.

⦁ 대통령제

대통령제 소그룹은 지난 대통령 선거를 돌아보며 토론을 열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대통령 선거를 하며 “뽑을 사람이 없는데 어떡하지?”, “대통령 하나 바꾼다고 무엇이 달라지나?”와 같은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고 했습니다. 기본소득, 탄소중립과 같이 “민생을 고려하기 위한 논의가 아니라 서로를 헐뜯는 의혹으로 논쟁이 빚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대통령제의 대안으로서 내각제, 다당제, 결선투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정치 제도를 떠올렸는데요. 한편 정치 제도도, 대통령 개인도 완벽할 수 없으므로 “한 가지가 바뀐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고 여러 방면이 같이 가야 하는 문제”인 점을 짚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뽑는 것인데, 대통령에 시선이 집중되다보니 국민의 역할이 축소되는 느낌”을 공유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어떤 대통령, 제도, 정치가 필요한지 국민 스스로 이야기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토론을 끝맺었습니다.

나가며: 더 나은 내일의 정치

매일같이 크고 작은 정치 이슈가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이번 공론장이 당장 마주한 정치 이슈를 지난 대선, 총선, 그 외 정치 제도를 통해 진단하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공론장에서 나눈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다른 자리에서도 더 대화하고 더 고민하기로 해요!

참, 이번 공론장에서 나온 더 많은 이야기는 캠페인즈 플랫폼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댓글과 좋아요로 공론장 참여도 가능하니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로 구경하러 오세요. :)

📌발제1, “누가 내 표를 죽였을까?”(박제민 서울녹색당 공동위원장)

📌발제2, “대통령결선제와 미래정치”(김지수 더불어민주당 그린벨트 운영위원)

📌발제3, “정치의 타락, 대통령제의 몰락”(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

행사 개요

  • 행사명 : “정치의 위기, 위기의 정치 :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대통령제에 대해”

  • 일시 : 2022.11.09. (수) 19:00~21:00

  • 장소 :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캠페인즈

  • 주최주관 : 공론장활동가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글 : 니나 (공론장 활동가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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