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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을 읽고,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고
같은 책을 읽고,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고

생각이 많아질 때는 동료와 함께 책 한권을 빠띠에 처음 오자 마자 받은 것은 책 선물이었다. 누군가의 제안으로 시작된 독서모임을 위해서였다. 바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이본 취나드” 였다. 유명한 산악장비 기업인 파타고니아를 세운 이본 취나드의 자서전이다. 빠띠는 모든 직원이 리모트로 일한다. 즉, 정해진 사무실이 없다는 뜻. 회의는 필요할 때마다 슬랙콜이나 구글 행아웃으로 진행한다. 그렇다 보니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 정말 소중하다. 오프라인에서 일할 때는 동료의 얼굴만 슥 보아도 ‘오늘 일진이 안 좋나 보구나. 동료의 감정상태를 고려해서 일해야지’ 라고 쉽게 알 수 있다면 리모트 업무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빠띠에서는 의도적으로 수다를 떠는 세션을 만들고 매주 회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다 보면 더 사람다운 이야기를 하고싶어지기 마련이다. (아..안그런 분도 계시나?) 그래서 특정한 생각과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북클럽이 탄생했다. 주기는 자연스레 한 달에 한 권으로 정해졌다. 책 고르기 우선 참가하는 팀원들이 북클럽에서 각자 자신이 읽고픈 책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견이 없을 때까지 수다를 떤 다음에 한 권을 고른다. 책을 선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누가 ‘이거 읽어보죠!!’ 강력하게 드라이브하지 않는 이상에는 일시 정하기 언제 모일지 정하는 일은 항상 어렵다. 리모트로는 보통 조금 먼 거리의 평일 밤에 모인다. 북클럽을 핑계삼아 오프라인에서 모이기도 하고 정 안되면 평일 아침에 수다를 떨고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아침 북클럽 (…) 모여서 수다 떨기 드디어 북클럽 날이다. 빠띠의 2018년 북 리스트 이본 취나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데이비드 프레인 <일하지 않을 권리> 제이슨 프리드 <리모트, 사무실 따윈 필요없어> 이광석 <데이터 사회 비판> 수신지 <며느라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대니얼 네틀 <...

2019-10-20

빠띠의 2월 월요세미나를 소개합니다
빠띠의 2월 월요세미나를 소개합니다

월요일 아침, 빠띠 크루들은 한 주를 세미나와 함께 개운하게(?) 시작한다. 빠띠의 2월을 책임진 크루 안나, 쩨리, 보리의 월요세미나 내용을 소개해본다. 안나의 월요세미나: 민주주의는 여성에게 실패했는가 (드루드 달레룹 지음) 도서관의 수많은 책 중 왜 이 책이 내 눈에 들어왔을까?도서관의 수많은 책 중 왜 이 책이 내 눈에 들어왔을까? 빠띠에 합류한 뒤로 민주주의를 내 말로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 큰 과제 중 하나다. 그 과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질문한다. ‘여성이 없는 민주주의도 민주주의일까?’ 전 세계의 국회의원 중 여성은 1/4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 분야에서 성평등을 외치고 있지만 정치계만큼 성평등이 더디게 이뤄지는 곳도 없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여성이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처음부터 여성이 설 자리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여성이 참여할 권리를 갖기도 전에 많은 제도가 만들어졌다. 남성이 이미 정치계를 장악했고 이를 자연스럽다고 여긴다. 정당은 턱없이 적은 수의 여성 후보를 지명한다. 정치 기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할당제를 실행한다. 하지만 여성 할당제가 민주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반대 주장도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선출된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남성 정치인은 선거 과정에서 여러 이익을 누려도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성별 할당제가 여성들의 부족한 선거 자금이나 선거 운동 중 당하는 위협까지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절하게 설계된 성별 할당제는 그 채택 뒤에 어떤 동기들이 숨어 있든 ‘인맥’ 정치를 방지하는 효과적인 평등 대책이다.” — 본문 중에서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가의 요직이나 세계 정치계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있다. 성평등이라는 사안을 정치 안건으로 올리고, 성평등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여성 운동으로 새로운 사고방...

2019-10-20

'빠띠, 저 지리산 다녀오겠습니다!' 2018 지리산 포럼 후기 2
'빠띠, 저 지리산 다녀오겠습니다!' 2018 지리산 포럼 후기 2

‘2018 지리산 포럼’ 후기 2 2015년~2018년 4년간 진행되어온 지리산 포럼입니다. 올해 주제인 ‘작은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에 빠띠가 초대되어 달리와 저 쩨리가 3박 4일간 지리산에 머물다 왔습니다. 지리산에서 새벽 산책을 나서니 물안개가 가득합니다. 지리산의 새벽은 닭과 개가 쉴 틈 없이 소리치지만 고요하고, 이웃집에서는 새벽부터 아침을 차리는지 생선 굽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실상사로 걸어가는 곳곳에는 아침이슬 머금은 거미줄이 보석같이 반짝이고, 새벽부터 배추밭에 농약 치는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지리산에 오길 참 잘했어’라고 느낀 것은 산책길에 마주친 아름다운 풍경이나 농부의 새벽 활동이 아닌, 밤나무 아래 떨어진 밤들을 제 주머니 가득 욱여넣었을 때였습니다. (역시 물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하하하.) 산책길에 자유로워 보이는 토종닭도 만났습니다. (허락도 안받고 사진을 찍다니 무엄하닭!)산책길에 자유로워 보이는 토종닭도 만났습니다. (허락도 안받고 사진을 찍다니 무엄하닭!) SCENE 3. 이상하게 불리기 싫은 ‘청년’이라는 단어 “지역(혹은 단체)에는 청년이 없다고들 해요. 근데 막상 청년들이 지역에 가면, 무엇을 하고 싶어 왔는지 묻기 보다, 아이디어나 체력이 필요한 이곳 저곳에 불리게 되더라고요.” - 00구 신예로 등장한 청년단체 대표의 토로 중에서 내가 자란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에 주변 친구들과 단체를 만들었는데, 청년단체가 유일하다는 이유로 자치구 행정 공무원은 올해 안에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광역단위 청년지원사업을 신청하고, 내년 기획 중인 자치구 사업을 위탁받으라고 했고, 시민사회 활동가분들은 좋은 분들을 소개해준다며 지역의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게 하거나 봉사를 요구하고, 구청장이 참여하는 행사에 참여하여 청년 문제를 던지라고 했다는 이야기… **이제 막 두 달 된 단체였고, 그 누구도 어떤 이유에서...

2019-10-20

감정의 바다를 항해하는 방법 조직의 감정 그래프 그리기
감정의 바다를 항해하는 방법 조직의 감정 그래프 그리기

항해일지는 조직에서 일 뒤에 감춰진 감정에 주목하여, 매일 일을 하며 느낀 자신의 감정을 팀과 함께 기록하는 빠띠의 문화입니다. 한 그룹 안에서 개인이 자신의 다양성과 감정에 대해 자유롭고 말하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든다면 그러한 ‘감정의 흐름’은 지금까지의 ‘성과평가’와는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항해일지’로 위 가정을 실험한 경험과 더 나아가기 위한 질문을 언메이크랩의 Forking Room 워크샵에서 Datafied Self (데이터화된 자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이 글에선 항해일지에서 쌓인 기록을 데이터로 만들었던 과정을 소개하려 합니다. 항해일지를 작성하는 법 간단합니다. 구글문서, 게시판, 빠띠 어느 것이든 게시물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간단한 감정과 하루의 느낀 점을 적으면 됩니다. 빠띠에서는 빠띠 그룹스에서 ‘항해일지’ 빠띠를 개설하여 일을 하며 든 생각이나 현재의 기분, 몸의 상태 등을 빠띠를 통해 일기처럼 기록하고 이를 모두가 함께 보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리모트 근무를 하기 때문에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팀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면서 함께 일하는 감각을 더합니다. 빠띠처럼 댓글과 공감의 리액션을 팀과 나눌 수 있는 곳이면 더 좋은 것 같아요. 바다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까? 우리는 기록해온 항해일지를 모아보고, 이런 기대를 나누었습니다. 항해일지가 데이터가 된다면 팀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까? 안 좋은 감정이 모여있는 기간의 원인을 파악하면 앞으로 대비할 수 있을까?우선 한달, 한주의 감정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감정을 분류하기 “감정의 종류는 어떻게 구성해야하는가?” “감정 인지, 계량화하는 서비스에서는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가?” “우리는 감정을 긍정/부정적으로 분류하고 평가할 것인가?” 이 데이터를 모아 한달, 한주의 그래프 정보로 만드려면 지금까지 자유롭게 기...

2019-10-20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

2주간 오키나와를 다녀와서 간만에 친구를 만났어요. 2년 전인가, 아마 여름 정릉이었을 거에요. 그때 전 역대 대통령 이름도 겨우 외던 사람이라. 그 친구에게 “그간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했었는데 ‘자각’ 한 것 같다”는 평을 들었어요. 맞긴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말로 대답을 했어요. 오키나와 바다를 보며 함께 간 빠띠 팀원과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정치는 무엇”이라는 대화를 했었다죠오키나와 바다를 보며 함께 간 빠띠 팀원과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정치는 무엇”이라는 대화를 했었다죠 무심한 당신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정치의 영역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정치라 ‘자각’한 것 아닐까. 게다가 정당 정치는 너무 어렵잖아. 생각해보면 내가 아니라 어렵게 만들어 놓은 사람이 무심한 것 같아.” 무심하지 않은 당신 운이 좋게도 제 주변엔 누가 정치라고 보아주지도, 스스로 말하지도 않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감사해요!) 대학 때 경험한 윤리적 소비 캠페인, 채식, 그 곳에서 만난 사회적 기업가들, 공정무역 활동가들, 첫 직장에서 꿈은 직업이 아닌 가치라고 함께 말하던 청소년-청년들과의 캠페인, 대학을 거부한 친구들이 겪은 대학생이 아닌 성인의 삶, 프리랜서로 느낀 디자인 종사자로서의 노동, 여자로 살아오면서 겪는 여성 이슈와 페미니즘, IT종사자인 동료들이 일터를 자유롭게 만들어 나가는 모습, 뉴스 링크에 짧게라도 의견을 더하며 공유하는 온라인 친구들, … , 또 빠띠로 만난 사람들. 이것도 정치라고 전 제 주위의 이 ‘보통의 사람들’이 하던 ‘보통의 삶’이 스스로에게 – 또 사회에게도 정치라고 인정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들어요. 제가 응원하는 이 사람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꼭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면, 이런 이야기가 정치가 되지 않으면… 대체 무엇이 정치가 되어야 할까요? 같은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모임 (parti...

2019-10-20

'빠띠, 저 지리산 다녀오겠습니다!' 2018 지리산 포럼 후기 1
'빠띠, 저 지리산 다녀오겠습니다!' 2018 지리산 포럼 후기 1

‘2018 지리산 포럼’ 후기 1 2015년~2018년 4년간 진행되어온 지리산 포럼입니다. 올해 주제인 ‘작은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에 빠띠가 초대되어 달리와 저 쩨리가 3박 4일간 지리산에 머물다 왔습니다. 우리 세션에서 발표 했던 내용을 말할까? 아니면 지리산 포럼을 지내며 느꼈던 이야기를 할까? 고민 끝에 지리산 포럼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꺼내보고자 합니다. 빠띠는 지리산 포럼이 처음입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어떤 준비를 하면 되느냐고 여쭤봤는데요,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포럼이니 맘 편~히 오라고 말해주셨습니다(feat. 산내면에 사시는 조아신님). 결론은 쉬지 못했습니다. 매일 매일 식사시간 혹은 짧은 티타임 시간에도 빠띠씨는 토론을 하게됩니다.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공동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슨 이야길 할 것인가?”(aka. 추석이란 무엇인가? 결혼이란 무엇인가?) 푹 쉴 수 있다면서요. 왜 거짓말 하셨어요 왜!푹 쉴 수 있다면서요. 왜 거짓말 하셨어요 왜! SCENE 1. 시민은 있지만 시민은 없다. “우리가 말하는 수 많은 시민들은 다 어디에 있나요?” -어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의 질문 중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시민사회단체였다. 20년이 훌쩍넘은 활동가 한 분이 언제부턴가 시민사회단체에 시민들이(혹은 청년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던지셨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분들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제안을 해주셨는데, “여러 시민사회단체끼리 엮지 마세요. 수 많은 연대가 있어도 결국 일은 한 단체에서만 하게 된다니까요.”, “우리 단체는 계속 고령화 되고 있어요. 청년들이 들어오지를 않아요.” 이 장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시민사회’일까 ‘시민’일까? ![시민씨냐 단체씨냐 그것이 문제로다. (출처: 아프리카tv)*(/static-assets/images/빠띠씨-저-지리산-다녀오겠습니다/0u96BkJYjtGYACN5K.png) 주인공이 시민이라면 시민의 욕구는 어디서 시...

2019-10-20

빠띠쿱의 민주주의 메타포어, 왜 빠띠쿱은 협동조합이 되었나요?
빠띠쿱의 민주주의 메타포어, 왜 빠띠쿱은 협동조합이 되었나요?

2019년 1월, 빠띠는 공식적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이 되었습니다. 더 민주적인 세상을 위해 2015년 10월에 만들어진 조직이니 대략 3년 만이네요. 이 글에서는 왜 빠띠이 협동조합으로 변경하게 되었는지 빠띠의 민주주의 메타포어 관점에서 풀어 보고자 합니다. 뜬금없지만, 그림 퀴즈를 시작해봅시다. 제시어는 ‘민주주의’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그림으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야한다면 어떤 그림을 그릴까요? 머릿속에 잠시 이미지를 떠올려볼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이 모두 다른 이미지를 떠올렸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이미지로 쉽게 떠올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 활동가들이 모여있는 빠띠는 4가지 메타포어로 종종 빠띠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를 설명합니다. 바로 물고기떼, 광장, 돌탑 그리고 프랙탈입니다. 이 중에서 오늘은 프랙탈에 대해 좀더 깊게 살펴보죠. 프랙탈 프랙탈은 일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말합니다. 어렵게 이야기하면 자기 유사성이라고도 하고요. 놀랍게도 자연에서 이런 형태가 자주 별견됩니다. 번개, 강줄기, 나무, 산호, 구름 등. 빠띠는 인간 사회의 정치 구조도 프랙탈 형태로 해석합니다. 그래서 사회의 작은 부분에서 전체까지 모두 빠띠의 혁신적인 민주주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작은 부분의 변화가 전체를 변화시키도 하고 역으로도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에서 발견한 프랙탈 빠띠가 프랙탈을 다루는 방법 정치 구조를 개선하고 혁신적인 민주주의를 고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빠띠 스스로 그러한 민주주의가 반영된 모습을 갖춰야 했습니다. 프랙탈이란 메타포어를 바탕으로 빠띠의 내부에서부터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것과 빠띠의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것이 무관하지 않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빠띠는 다음의 몇 가지 기본적인 철학이 반영된 조직 형태를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필요를 위한 조직 빠띠의 민주주의는 거대담론, 거대이슈 뿐만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이슈까지 다양한 레벨을 넘나들며 참여할 수 ...

2019-10-20

리모트워크와 빠띠
리모트워크와 빠띠

오늘은 민주주의 말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직장과 가정이 분리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죠. 그런데 직장의 일과 아닌 것으로 구분되는 삶이 인류사에서 얼마나 되었을까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제가 그쪽 방면에 지식이 짧아 잘 모르지만, 고작 몇백 년 아닐까요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그렇다면 직장이란 걸 만들어서 한군데 모아 놓고 온종일 일을 하는, 이런 삶을 왜 시작했을까요? 언뜻 떠오르는 건 상사가 직원이 일하는지 한눈에 살펴보고 직원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혹은 동료 간에 뭔가 질문을 던지면 즉각적으로 대답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혁신은 모두가 한 방에 모여 있을 때만 일어난다는 속설 때문일 수도 있겠고요. 뭐 이유는 생각해보면 끝도 없네요.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로 직장의 시간과 가정의 시간이 분리되면서 우리 삶의 형태는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분리 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지금 아무도 없죠.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는 어떤 것을 취하게 되었고 어떤 것을 잃어버리게 되었을까요? 빠띠는 리모트워크를 합니다. 사무실도 없어요. 왜냐구요? 빠띠 구성원 중에 누구는 서울에서, 또 누구는 제주에 삽니다. 심지어는 일본과 호주에 사는 분도 계십니다. 이렇게 리모트가 당연히 도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심 요걸 계기로 직장의 일과 아닌 것이 잘 버무려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내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을 오롯이 나와 내 주변 공동체를 위해 쓰고 싶었고, 그래서 빠띠 일이 어느 직장의 일이 아닌 정말 나의 일이 되면 했거든요. 이 요구사항에 대해 리모트 근무는 정말 좋은 도구입니다. 장소가 주는 효과가 엄청나거든요. 예전에 출퇴근 근무할 때는 집을 나서기 시작해서 사무실에 딱 들어가는 순간 직장인 모드로 변신이 완료되더라고요. 가정의 일, 나의 일은 싹 잊어버리죠. 완벽한 자아의 분리입니다. 원격 업무를 3년째 하고 있는데 지금은 많이 다릅니다. 항상 “달리” 저 입니다. 모든 시간...

2019-10-20

말해줘 너의 진짜 속마음
말해줘 너의 진짜 속마음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일주일 전에 쥐불이 스튜디오에 입사한 토로로 팀장이예요. 예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차장이었는데, 여기선 팀장으로 이직했습니다. 돈도 오르구 직위도 오르구 (/^ㅅ^)/ 그런데 고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제가 맡은 팀은 IT팀이예요. 주로 회사 임직원들이 쓰는 시스템을 관리하죠. 이상하게 회의만 열리면 저만 말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말을 해보라구 해도 저랑 같은 말만 하거나, 제 말이 맞다고만 해요. 제가 정말.. 실력이 엄청 뛰어난걸까요? 역시 연륜이 있어서? 물론 그런 가능성이 높겠지만 (훗) 그래도 혹시 팀원들이 다른 생각이 있는데, 제 눈치 보느라 이야기를 안하나 싶어서 고민이예요. 전… 진짜 열려있는데! 나… 정말 오픈마인드인데! 팀원들 속마음은 이럴 수도 있잖아…. (출처 : 네이버 웹툰, <가우스전자> 303화)팀원들 속마음은 이럴 수도 있잖아…. (출처 : 네이버 웹툰, <가우스전자> 303화) 토로로 : 어떻게 해야하지? 팀원들 의견 듣고 싶은데.. 회의실에서 말하라고 하면 아무도 말을 안해ㅠ 빠띠 : 음.. 그러면 온라인으로 의견을 수렴해보면 어때? 토 : 어떻게? 빠 : 요새 결정할 내용 없어? 토 : 있지. 기획팀에서 넘겨준 기능이 있는데, 그게 좀 애매해서. 아예 새로 개발해야할지 아니면 있는 기능을 좀 수정해야할지 고민중이야. 빠 : 흠.. 그러면 너네 팀 빠띠를 하나 만들어서 찬반 투표를 받아보면 어때? 새로 개발할지에 대해서 오.. 이렇게?오.. 이렇게? 회의실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보면 직책의 차이나 목소리 크기 등 여러가지 사유로 *소수의 사람들이 발언권을 독점할 수 있지요. *하지만 온라인에서 의사결정을 유도하면, 누구나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생각을 정리하고 의견을 낼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마다 리더의 표정/말투/제스처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어요. 리더는 의사결정을 혼자 해야한다는 책임감에...

2019-10-20

관리자 없는 회사, 홀라크라시 (3)
관리자 없는 회사, 홀라크라시 (3)

<홀라크라시> 3부 요약과 정리 홀라크라시 3부는 실질적인 질문들을 다룹니다. ‘우리 조직에 어떻게 홀라크라시를 도입할 수 있을까?’ ‘단계별로 적용이 가능할까?’ 홀라크라시를 적용한다고 할 때 제기되는 여러 의문들에 대해 차근차근 답변하고 있습니다. “홀라크라시의 일부만 우리 조직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저자는 ‘아니오’ 라고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홀라크라시는 관리자가있는 기존 조직과 패러다임 자체가 다른 조직 체계입니다. 홀라크라시는 기존 조직의 권력 체계를 완전히 뒤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므로 기존 패러다임과 공존하는 방식으로는 홀라크라시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홀라크라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까요?” <홀라크라시>에서 성공된 사례로 언급되는 자포스 역시 홀라크라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특정 조직만 홀라크라시를 도입하여 실천해보고 점차 다른 조직들로 확장해 나가는 형태입니다. 위의 질문과도 연결시켜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규칙들의 일부만 채택해서는 홀라크라시를 진정으로 실천할 수 없지만, 회사의 일부에서만 모든 규칙들을 적용하는 것을 가능하다.” “중간관리자로서 제가 홀라크라시를 조직에 도입할 권력은 없지만, 작게라도 홀라크라시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책을 읽으며 저도 가장 궁금했던 대목인데요. 아무리 홀라크라시가 매력적이라고한들, 경영진이 아니고서야 이를 실천할 방법이 없으니 답답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소규모로 홀라크라시를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언어와 문화를 바꿔라 2. 역할 기술서를 다시 써라 3. 조직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전반적인 체계를 구축하라 4. 회의를 능률화하라 그 가운데 저는‘언어와 문화를 바꿔라’ 첫 항목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면서 홀라크라시에서 특정하게 의미를 부여해 사용하는 단어가 있었는데요. ‘다음-행동’이나 ‘긴장’, ‘문제’, ‘역할’ 등 입니...

2019-10-20

2015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 빠띠 발표 내용
2015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 빠띠 발표 내용

얼마 전에 벤처스퀘어가 개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Global Startup Conference)에서 빠띠를 주제로 짧게 발표를 했었습니다. 스타트업과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컨퍼런스였던터라 컨텐츠 플랫폼으로서의 빠띠의 전략과 목표를 이야기했는데요. 그 때 나눈 이야기를 옮겨 놓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쾌한 정치 플랫폼 빠띠의 개발자 권오현입니다. 오늘 이 소중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분들께 저희의 작업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 행사를 통해 저희가 하는 새로운 도전에 많은 힘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가 재미난 세상을 바랄 겁니다. 저희도 그렇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세상은 어떻게 하면 재밌어질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요즘 사람들은 재미있고 싶어질때 여러 컨텐츠를 만들거나 소비합니다. 그러고 보면 창작과 소비가 곧 즐거움이고, 따라서 컨텐츠 창작가가 세상을 재밌게 만듭니다. 저희는 이들 창작자가 많아지고 더 잘 활동할수 있도록 컨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 플랫폼이 구현하려는 가치는 덕업일치입니다. 덕업일치. 모두 의미를 아실 껍니다. 그래도 빠띠가 만들려는 목표로 다시 설명해 보겠습니다. 덕 — 좋아하는 일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덕자라고 합니다. 정보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창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와 컨텐츠의 양도 비약적으로 늘어났죠. 업 — 지속가능한 창작자가 늘어나려면 업이 가능해야 합니다. 업이 되기 위해선 누구나 소비를 촉진시킬 미디어가 필요합니다. 일 — 그러나 현재 미디어들이 완벽하지도 충분하지도 않습니다. 찾아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불편하고, 창작자에게는 너무 복잡합니다. 새로운 상상과 혁신이 가능한 영역이 바로 컨텐츠의 유통입니다. 치 — 저희는 컨텐츠 유통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다시 주목했습니다. 미국에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천명의 진짜 팬이 있으면 생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컨텐츠를 유통해보...

2019-10-20

관리자 없는 회사, 홀라크라시(2)
관리자 없는 회사, 홀라크라시(2)

<홀라크라시> 2부 요약과 정리 “그래서, 홀라크라시는 어떻게 운영되는거야?” 1부에서는 홀라크라시의 개념과 기본 구조를 보았다면, 이제 홀라크라시의 운영 모습을 볼 차례입니다. 홀라크라시의 핵심 프로세스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거버넌스, 또 하나는 오퍼레이션 프로세스죠. 거버넌스 프로세스는 정기적으로 거버넌스 회의를 개최하면서 이루어집니다. 거버넌스 프로세스 거버넌스는 홀라크라시의 근본 요소다. 거버넌스는 조직의 권력이 놓이는 자리다. 모든 권한과 기대가 거버넌스에서 흘러나온다. (…) 거버넌스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논의하는 통합 프로세스를 통해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이런 프로세스가 가능하려면 매우 구체적인 포맷이 필요하다. 서클에서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보 거버넌스 회의가 열리며, 여기에서 서클의 운영 구조를 개선한다.(<홀라크라시> 중) 홀라크라시가 전면에 내세우는 ‘스스로 진화하는 조직’이란, 한 사람이 권력을 독점할 수 없는 엄격한 회의 체계와 프로세스로부터 이루어집니다. 거버넌스 회의는 홀라크라시 헌장에 따라 서클의 거버넌스 체계에 대해** 정해진 회의의 프로세스를 지켜** 논의합니다. 일단 회의에는 진행자와 서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주제를 논의합니다. 서클 내에서 역할을 만들기, 개정하기, 없애기 서클의 영역을 관리하는 방침 만들기, 개정하기, 없애기 진행자, 서기, 대표 링크 등 선출직 역할을 담당할 서클 구성원 선출하 하위 서클 만들기, 개정하기, 해산하기 거버넌스 회의의 방식은 매우 독특합니다. 회의에서 다룰 안건은 미리 상정하지 않고 회의에 정해진 제안 시간에만 제안을 받는 것도 그렇구요. 가장 특이한 건 대부분의 단계에서 토론은 금지된다는 것입니다. 민주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거버넌스 회의 프로세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토론의 여러 단계를 세분화하여 각자의 프로세스로 할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일반적인 토론 과정에서 사람들은 제안에 대...

2019-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