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빠띠 믹스팀의 다이입니다😊

2021년 6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빠띠 믹스팀에서 함께한 디지털 공론장 활동 경험을 담은 인턴 후기입니다.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들이 유독 많았던 2021년의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기록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올해 상반기의 저는, 깊은 수렁에 빠져있었습니다. 대학 동기들은 모두 졸업을 하거나 취직을 하고, 저 혼자 발전없이 한 자리에 머무는 것 같다는 우울함에 빠져 허우적대던 시기였어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변화와 발전을 도와줄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무기력함에서 빠져나올 방법들을 모색하던 중,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점 연계형 인턴십을 찾게 되었고 빠띠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빠띠에서 저는 어떤 일을 했으며 무슨 변화를 맞이했는지 말씀드릴게요!

🔎 빠띠에서의 업무

콘텐츠 업로드, 그리고 홍보💻

믹스 열린공론장의 토의 콘텐츠를 검토하고 업로드하는 일을 했습니다. 콘텐츠를 작성해주시는 협력가 분들이 원고를 작성해 주시면, 우선적으로 기본적인 검토를 마친 뒤 믹스팀 전체 차원에서 검토를 합니다. 검토가 완전히 끝나면 다시 원고를 건네받아 내용과 어울리는 표지를 제작해 열린공론장 투표 게시판에 업로드 했어요.
콘텐츠 업로드가 끝나면,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홍보를 해야겠죠? 업무를 맡았던 초중반까지는 페이스북 홍보글만 작성하고 업로드했지만, 11월부터는 인스타그램 홍보에도 열을 가했습니다. 별도의 표지를 제작하여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서 다양한 홍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한 주에 두 세개 정도의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안목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던 시간이라 좋았습니다.

회계💸

아마 6개월 동안 제게 주어졌던 일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바로 ‘지급증’ 작성 및 전달, 그리고 신청하는 일이었습니다. ‘지급증’이라는 단어만 보면, 무슨 일을 하는지 짐작하기 어려우시죠? 지급증은 믹스와 협력하시는 분들에게 지급되는 모든 비용 확인을 위한 증빙 서류를 말합니다. 믹스와 협력해 작은 공론장을 개최하는 단체라든지, 공론장 행사에서 퍼실리테이터 혹은 아키비스트로 참여하시는 분들, 그리고 믹스 열린공론장의 콘텐츠 협력가 분들까지. 믹스를 위해 노력해 주신 분들에게 지급증을 전달해 드리고, 작성해 주신 정보를 확인하여 빠띠 사무국에 지급 요청까지 하는 일을 했습니다. 비용을 지급하는 일이다보니 특히나 집중해야 했던 일이었습니다. 혹시나 실수할까봐 두 번, 세 번 확인하던 날이 엊그제처럼 느껴지네요.
월말마다 믹스팀 사용내역을 정리하는 일도 했습니다. 사무국에서 정리해준 월별 사용 내역에서 믹스팀이 사용한 내역을 찾아 시트에 옮기는 간단한 일이었어요. 12월 말에 믹스팀의 2021년 총 사용내역을 정리해보니 이런 간단한 일들이 모여 결국 하나의 큰 결과물을 이뤄내는 것이더라구요! 쉬운 일이라도 꼼꼼하게, 놓쳐선 안 된다는 걸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작은공론장 기획 참여 및 소통 📞

저는 빠띠 합류 이후, 총 4번의 공론장 활동을 경험했습니다. 처음 참여했던 니트생활자의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관하여”의 경우 이미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논의가 진전되어 있었고, 이 시기의 저는 아직 공론장 진행 방식을 미처 다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공론장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었어요. 이후로 총 3개의 공론장이 더 개최되었는데, 공론장이 하나씩 더 기획되고 개최될 때마다 저의 역할도 점차 커졌습니다. 9월에 열렸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의 “나는 이럴 때 사경을 헤맸다” 공론장, 서울청년유니온과 함께했던 10월의 “나 청년인데, 내 동년배들 다 일자리 걱정한다” 공론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산청년들과 함께했던 11월의 “지역에서 활동하기 막막한 청년들을 위한 공론장”. 이렇게 총 4개의 공론장을 진행하면서 저는 점진적으로 공론장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람시, 도란님을 “도와서” 공론장을 진행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함께” 꾸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공론장 진행 방식이 어느정도 익숙해지자, 공론장 개최를 위한 다음 스텝들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고 그러면서 협력 단체 분들과의 소통도 점차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공론장의 기획 스텝으로 보다 더 재밌고, 안정적인 공론장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되었어요.
“작은공론장”이라고 해서, 이 공론장을 개최하는 데에 들어가는 노력마저 작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많은 분들의 고민과 노력이 모여서 하나의 공론장을 개최하게 되는데요. 이때 협력해 주시는 분들과 소통을 주로 담당하며 진행 상황 공유, sns 홍보, 후속 작업 등에 관한 일들을 주도했습니다.

업무 보조 📜

이 밖에도, 빠띠 믹스팀이 하는 여러 일들에 함께 진행했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활동가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고자 노력했는데, 충분히 잘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주로 서류를 검토하고 수정하거나, 자료를 찾는 등의 일을 했습니다. 또, 믹스팀에서 가장 중요한 기록도 담당했는데요! 믹스팀은 거의 모든 내용을 기록한답니다. 사실 업무 초반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기록의 효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록하는 것만큼 순간의 감정과 기억을 명확히 증명해주는 일은 없더라구요. 4번의 공론장과 공론장 활동가 네트워크 모임을 가지면서 기록해 두었던 문서를 가끔 꺼내 읽으면 그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기록하는 일은, 제가 맡았던 업무 보조 중에 가장 재밌었고 기억에 남는 일들 중 하나예요.

🎁일을 통해 얻은 것

디지털 공론장 활동가로서의 경험

‘디지털 공론장 활동가’로서의 경험은, 다른 회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빠띠만의 고유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론장 기획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공론장 활동가 커뮤니티’에도 참여하면서 점점 공론장 활동가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 활동가들로 이루어진 협동 조합이기도 하고, 또 일상 속에서 공론장을 쉽게 접할 수도 없다보니 이 경험은 더욱 특별했는데요. 특히 무겁게만 생각했던 공론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준 계기이기도 합니다. 사실 공론장이라는 단어만 보면, 일상 속에서는 도무지 찾을 수 없을 것 같고 나와는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지 않나요? 저는 그랬답니다😅. 하지만 여러 공론장을 기획하고, 공론장에 참여해 주셨던 분들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연대를 이어가다 보니 공론장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이로 인해 ‘활동가’라는 정체성도 지닐 수 있었어요. 아직 스스로를 ‘활동가’라고 지칭할 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6개월 간 빠띠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 이상 공론장과 저를 멀게 보진 않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공론장에 참여하면서 더 많이 배우고, 능숙해지고 싶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

우습게도, 저는 피드백을 두려워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 교수님의 피드백이 담긴 메일을 열어보는 것이었어요. 무슨 말이 들어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온 몸을 잠식해서, 친구들에게 대신 열어달라고 말한 적도 수두룩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떤 과제들을 수행한 뒤,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하는 일조차도 떨려서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행여나 나쁜 평가를 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기력함을 극복하고, 발전을 위해 회사에 들어온 이상 계속 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회사는 피드백을 통해 계속해서 보완, 발전해 나가는 곳이니까요. 그렇게 계속 피드백과 부딪히면서 서서히 무뎌졌습니다. 사실 피드백을 여러번 받으면서 두려움을 극복했다기보다, 저의 부족함을 깨닫는 과정에서 두려움을 인정했던 것 같아요. ‘완벽하지 않으니까 쓴소리를 듣는 것이고, 내가 잘하면 이런 소리도 들을 리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두렵지 않더라구요. 모든 것이 결국 제가 잘하면 되는 일이었어요.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면서 저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피드백을 감정적인 문제로 치환하는 습관을 버릴 수 있었어요.

존중의 힘

주변의 친구들이 직장에 나가서 나이가 어리다, 혹은 대학생이다,라는 이유로 많은 차별과 무시를 당해왔던 것을 들으면서 저도 약간의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사회 경험도 적으니 맘에 안 들어하실까 겁을 먹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빠띠의 크루분들은 언제나 따스하게 존중해 주셨습니다. 처음 지급증을 작성하고 신청할 때 잘 몰라서 허둥지둥거릴 때 도란님과 용이님께서 상세히 설명해 주셨고, 스스로가 너무 보잘 것 없다며 투덜댄 항해일지에는 일면식도 없는 저에게 많은 분들이 위로의 댓글을 남겨주시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크루 분들이 말씀을 나누실 때에도 서로 존중하신다는 게 느껴졌었습니다. 이런 사소한 존중들이 모여서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조직을 이끄는 원천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작 학생이었던 제게도 과분한 다정을 베풀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 인턴을 마치며

많이 부족한 저를 끊임없이 보듬어 주시고, 챙겨주셨던 람시님과 도란님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하나하나 꼼꼼히 알려주시느라 때때로 답답하셨을 도란님께 더욱 감사드려요. 스물 넷이라는 나이가 머나먼 과거가 된 시간이 찾아와도, 빠띠라는 이름은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우물 밖으로 나와 새로운 세상을 체험했던 저의 처음이 되어주신 빠띠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또 다른 저의 시작을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2021년 12월 30일
글 | 다이 dai@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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