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생활자X빠띠] 작은공론장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관하여"에 참가하신 지숙님이 작성한 참가 후기입니다💁🏻‍♀️

지난 7월 16일 오후 3시, 팔도 청년들의 열띤 토론장이 열렸습니다. 니트생활자와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가 함께 기획하고 주최한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관하여" 작은 공론장이 그것인데요, 팔도의(함경도에서는 못 모셔서 사실은 7도라고 합니다) 백수들이 어떻게 먹고 살고 있는지 서로의 삶의 형태를 공유하고, 그리고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무업 청년들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팔도의 무업 청년 중 하나로서 참여하게 되어 후기를 남깁니다.)

공론장이 열리기 전 사전 신청을 통해 각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고, 작은공론장에 모인 우리는 그 질문을 모으고 펼쳐 함께 나누었습니다. 먼저 빠띠 믹스의 투표 게시판을 통해 사전에 모은 의견을 작은공론장에 펼쳐 함께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제주도, 강원도, 경기도, 서울 지역을 대표하는 발제자를 선정하여 모두 함께 각 지역의 무업 청년의 생활이 어떠한지 토크쇼 형태로 진행되어 이야기를 듣고, 각자의 지역 기준으로 소모임을 나누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이었습니다. 지역 대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소모임에서 각자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어요.

모두 모여 'OO에서 온 OO'라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각자의 지역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자신의 지역을 대표하는 배경으로 설정해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지역에 애정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또 실제로 모이지 못 하더라도 온라인에서 이렇게 지역을 대표하며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뜻 깊었습니다.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관하여"

전국 각지의 무업 청년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엇을 먹고 어떤 것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어요.

발제 질문은 세 가지였는데요. 첫째, "여러분 잘 먹고 계신가요?", 둘째 "어디에서 누구랑 무엇을 하며 살고 있나요?", 셋째는 "돈벌이는 안돼서 쓸모 없다고 여겨질지 모르지만 재미있는 일,나에게 의미있는 일은 무엇인가요?"입니다. 무업 청년들에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는지 묻기 위한 핵심을 짚은 질문들이었습니다.

먼저 각 지역 대표 발제자의 먹고사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발제 Part1. "여러분 잘 먹고 계신가요?"

서울지역 대표 아퐁님은 요리에 어려움을 느껴 배달음식을 주로 먹다가, 비용상의 문제로 반찬가게를 주로 이용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소비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고 했어요. 참가자분들이 아퐁님의 고민에 공감하며, 반찬통을 반찬가게에 미리 가져다 주는 방법도 있다는 걸 공유해주셨어요. 스스로 밥을 챙겨 먹어야 하는 1인 가구 청년들의 고군분투 속에, 꿀팁을 주고 받는 시간이 참 의미있었습니다.

경기 대표 벤자민님은 코로나로 인해 도서관 이용이 어려워 작업을 위해 카페에 간다며 점심은 삼각김밥을 먹고 작업을 마무리하고 귀가한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꿈을 향해 가는 길에 비용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식생활에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공감됐어요.

반면 건강한 밥상을 사수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전라 대표 문어빵님은 부모님이 따오신 나물과 밭작물을 먹는다고 하였어요. 서울에서 자취를 할 때에는 비교적 자극적이고 위태로운 식생활을 했기에 현재의 건강한 식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하셨어요. 충청 대표 비누님은 가끔 배달음식도 먹지만 때로는 이웃분들이 가져다 주시는 채소를 이용한 집밥을, 경상 대표 포도님은 부모님의 텃밭에서 난 채소를 식재료로 하는 집밥을 먹는다고 했어요. 강원 대표 쌀나무님은 배달이나 공산품 이용이 어려워 부모님의 농산물로 시골밥상을 해 먹는다고 했고요.

제주 대표 조기님의 경우는 가장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식사를 하였어요. 오일장에서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구하거나, (제주에서 귤을 돈주고 사먹으면 인간 관계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말과 더불어) 주변에서 얻은 귤, 그리고 직접 바다에서 문어나 물고기를 잡아 먹기도 한다는 사실을 전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들은 '채집'이라는 단어에 팔도 청년들 모두 놀라고 말았어요!

공감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각자의 자리에서 잘 먹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지역별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발제 Part2. "어디에서 누구랑 무엇을 하며 살고 있나요?"

이 질문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 질문에서 '누구랑'을 빼야 할 것 같다고 답변하신 분들이었어요. 꿈을 위해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을 택하는 분도 있고, 홀로 있는 시간을 견디면서도 주어진 일을 해내며 묵묵히 견디는 분도 계셨습니다.

지역 청년의 이야기를 담기 위한 인터뷰 작업, 지역 일자리 사업 참여, 면접 준비나 동아리 활동, 부모님 안마해드리기, 자신의 건강에 집중하기, 친구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는 이야기까지 모두 각자 다른 방법으로 무업기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시간을 홀로, 혹은 함께 보내고 있었습니다.

누가 백수는 한가로울 거라고 말하던가요? 그렇다면 이날 모인 분들의 빼곡한 일상을 보여드려야 할 거예요.

발제 Part3. "돈벌이는 안돼서 쓸모 없다고 여겨질지 모르지만 재미있는 일,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이 발제문에 저는 정말 신이 났습니다. 백수로 지내다보면 "그거 해서 뭐하게?", "그거 하면 취업에 도움되니?"라는 말을 질리도록 듣곤 해요. 이 질문은 무업 기간의 모든 활동이 취업으로 연결되어야만 한다는 부채감을 벗어나게 하고, 내가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의 가치를 물어봐주는 질문이라 의미 깊었습니다. 그래서 팔도 대표 발제자분들의 이야기를 더욱 경청했습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문어빵님은 친구들의 생일 한달 전부터 친구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기획과 제작에 착수하고 택배를 생일날 수령할 수 있도록 날짜 계산까지 완벽하게 해내서 선물을 보내주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정성을 쏟는 일이 재미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였어요. 문어빵님의 활동에 많은 팔도 청년들이 문어빵님의 친구가 되기를 자처했습니다. (저도요!)

운동을 좋아하는 벤자민님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머님이 다니시는 배드민턴장이 운영을 중단하는 바람에 어머님을 위해 아침마다 배드민턴을 함께 치면서 효도와 건강을 동시에 잡으신듯 합니다. 작업을 위해 카페에 갈 때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면서 운동을 한다고 해요.

비누님은 충주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컨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고, 충주 상인들과 연계한 기념품 펀딩을 계획 중이라고 해요. 지역을 위한 가치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는 것이 멋졌어요.

조기님은 처음 제주에 왔을 때 가장 먼저 조기님에게 아는체 해준 존재가 고양이였기 때문에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을 꾸준히 하고 계시고, 오고 가며 눈에 띄는 바다 쓰레기를 줍고 있다고 해요.

포도님은 영화상영 동아리와 경남 청년정책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요. 주변 사람들이 취직에 도움되지 않는 활동을 한다고 말을 얹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도 좋고 활동이 재미있어서 참여하는 게 즐겁다고 하였어요.

최근 들어 관광도시로서 빠른 발전이 이뤄지는 강릉에 사는 쌀나무님은 친구와 함께 강릉을 두 발로 걸어다니며 순식간에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요. 또 지역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더 자세히 관찰하기도 하고, 헌책방에 들러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서적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통신비를 절약하고자 데이터가 넉넉하지 않은 요금제를 사용해서, 밖에서 걷는 시간에는 핸드폰을 들여다보지 않게 되는 것이 쌀나무님의 비결이라고 합니다.

서울로 올라와 생활 중인 아퐁님은 코로나19와 맞물린 상경 시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현지 동네 기반의 연극 모임을 신청해서 활동하면서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를 맞았다고 하였습니다. 취미로 무언가에 도전하면서, 모든 분야의 프로가 되려는 강박을 버리고 기꺼이 아마추어가 되는 길의 장점을 알게 되었다는 멋진 고백을 해주셨습니다.

애정을 갖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둘러보며 관찰하고, 기록을 남기고 지켜보는 역할을 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문득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팔도의 무업 청년들이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하여

서로 얼마나 같은지, 또 다른지를 알아가며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생활상을 알아가는 시간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우린 결국 어딘가에 살고 있어요. 살고 싶었지만 살아보니 별로인, 혹은 떠나고 싶었지만 아직도 머물러야 해서 살고 있는 고장에도 결국 '우리 동네'라는 애틋함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역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지역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랑' 일상을 함께 하냐는 질문에 적극적인 대답을 하기 어려워 했던 분들도 이렇게 보니 친구들, 가족들,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었어요.

저 또한 토론 처음에는 주로 삭막한 도시 속에서 주로 혼자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했지만 멀리서라도 안부를 주고 받는 친구, 취미 모임을 통한 교류, 가족 등 내가 가진 사회적 연결고리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무업 청년들에게 사회적 연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서로 잘 먹고 잘 사는지 안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도로 결속된 사람들이 있다면 어떨까요? 무업 기간을 '누구랑' 함께 하는지 퍼뜩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혼자가 아님을 자각할 수 있을 정도인 느슨한 연결만으로도 무업기간을 더욱 든든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나눌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어요.

무업 청년들이 더욱 건강한 일상을 보내기위해,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되길 바라며 앞으로 무업청년들의 연결이 되어줄 니트컴퍼니의 공론장을 응원합니다!

공론장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소모임토의 시간에 즐겁게 대화를 나눈 후, “팔도강산 백수로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이런게 필요해요!” 라는 주제로 각자의 제안을 올렸어요. 함께 구경하러 가요! (제안 구경하러가기👉 클릭)


🔮 행사 개요

• 행사명: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관하여"
• 일시: 2021.7.16(금) 15:00~17:30
• 장소: 줌(ZOOM), 빠띠 믹스
• 주최주관 : 니트생활자X 빠띠
• 후원: OSF

🔗더 알아보기

빠띠 믹스 니트생활자 그룹 구경 가기 (클릭)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관하여" 작은공론장 스케치 영상 보러 가기 (클릭)
"팔도강산 백수들의 먹고사니즘에 관하여" 작은공론장 토의 결과 보고서 보러 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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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지숙 (니트컴퍼니 5기)
문의: 빠띠 믹스팀 mix@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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