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민주주의 항해일지 1.0] 5화. 우리가 발견한 보물섬 ① 모두를 위한 더 ‘건강’한 공론장에 첨부된 인터뷰입니다. 인터뷰를 보시기 전 5화를 미리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 작은도서관을 아시나요? 주민에게 지식과 정보는 물론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나 법인이 설립한 도서관을 의미합니다. 보통의 도서관들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주민이 서로 삶을 나누고 지역 기반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공공성을 강화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작은도서관 활동가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2020년 빠띠는 서울도서관과 함께, 서울시 자치구 단위의 작은도서관이 문제의 발견부터 해결까지 직접 실험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함께한 서울 은평구의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 채정숙 사서를 만났습니다.

빠띠(이하 빠) :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채정숙 사서(이하 채) :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반납 서비스는 기본으로 하고 있고, 프로그램 및 동아리 운영은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코로나 이전과 다르지 않게 활발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저희는 잘 알지만, 인터뷰 읽으실 독자분들을 위해)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이하 꿈나무도서관) 소개를 부탁드려요.

: 우선 대조동의 유일한 도서관이에요. 주민 자원활동으로 유지되다가 지금은 위탁운영으로 전환됐습니다. 꿈나무도서관은 자랑할 게 많아요. (웃음) 우선 지역 내 다양한 자원이 순환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토론 활동가를 양성해서 지역 아동과 연결하는 ‘짝꿍토론’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또 다양한 기관, 주민센터와 협업해서 축제도 기획하고 지역활동 동아리도 운영했는데요.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중단된 상태예요. 얼른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 코로나19가 여러모로 많은 걸림돌이 되네요. 꿈나무도서관은 그림책 특화도서관이라고 들었어요.

: 맞아요. 그래서 예술 관련한 다양한 책을 모으고 있어요. 공간이 협소하다보니 책 수용이 제한적이었거든요. 올해부터는 대조동주민센터와 협력해서 도서관의 성인자료를 주민센터 내의 북카페로 옮겼어요. 공간의 한계를 극복해서 더 많은 자료를 모을 수 있게 되었죠.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 채정숙 사서

빠띠와의 만남

: 빠띠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 2020년에 서울도서관에서 하는 ‘시-자치구 작은도서관 거버넌스 구축 지원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빠띠는 프로그램 운영 기관이었고 저희는 참가자로 만나게 되었죠.

: 어떤 마음으로 사업에 참여하시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는 ‘작은도서관 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를 신청하게 되었어요. 은평구만 해도 작은도서관이 70여 개가 되거든요. 하지만 주민들은 도서관이 있는 것조차 몰라요.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또, 저희는 공공 운영이라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도 많거든요. 서로 정보를 나누고 도움을 주고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네트워크에 방점을 찍었는데, 서울도서관은 주민과의 거버넌스에 무게 중심을 두었더라고요. 고민하다가 두 갈래로 나눠서 사업을 진행해보기로 했죠.

: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두 갈래의 사업을 함께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그래도 당시 프로젝트 운영했던 빠띠 활동가들에게 들어보니, 은평에서 공론장 운영이 너무 잘됐다고 그러더라고요.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지 궁금해요.

: 코로나19로 프로젝트가 연기되고 진행비용도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조금 빠듯하게 진행이 됐는데요. 우선 주변의 가까운 작은도서관 4곳(어린이도서관 동네북, 은광교회 도서관 파쳄, 대조 제일교회 꿈꾸는도서관)에 연락을 해서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어요. 그렇게 다섯 개의 작은도서관 운영자와 도서연구회 관계자, 지역주민, 공무원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고, 작은도서관이 당면한 문제가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댔어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문제를 찾고 대안을 모색하다

: 제안은 어떻게 받으셨어요? 또 어떻게 선정하셨고요?

: 디지털 공론장 플랫폼인 빠띠 믹스에 주민이 평소 작은도서관의 문제라고 생각한 것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을 올리는 ‘제안발굴’ 기간을 가졌어요. 총 15개의 제안이 올라왔고, 각 제안이 받은 공감을 합하면 97개가 넘었습니다. 이후 의제선정단의 회의를 통해 실험장 의제를 선정했는데요. 공정한 선정을 위해 함께 논의해서 선정 기준도 만들었어요. 이렇게 선정된 의제를 주민들에게 공유하고, 이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열린토론회도 진행했고요.

실험장 의제 선정 기준

: 최종 3개의 실험장 의제가 선정되었죠?

: 네, 맞아요. 작은도서관 이용 알리기, 작은도서관 통합네트워크 구축, 작은도서관 콘텐츠 제작 및 교육 이렇게 3개요. 작은도서관 알리기는, 정보보드를 제작하고 길 안내 도로 표식을 그리는 것으로 계획했는데요. 사정상 어려워서 각 도서관별로 진행을 해보기로 했어요. 꿈나무도서관은 ‘그림책 특화’임을 알리기 위해 도서관 외벽에 벽화를 그려보기로 했고요. 동네북도서관은 대로변을 향하는 도서관유리창에 도서관을 알리는 시트지 붙이기, 파쳄도서관은 외부에 게시판 설치, 꿈꾸는도서관은 정보를 알리는 내부게시판을 설치하기로 했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원래 홈페이지를 구축하려고 했는데요. 기간 내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때문에 우선 네이버 카페 ‘은평작은도서관사람들’을 만들었어요. 도서관 운영자 간 소통의 공간이자 주민을 대상으로 도서관을 홍보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은평구 내 모든 작은도서관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콘텐츠 제작 및 교육 부분에서는, 도서관 홍보 영상과 교육 등을 진행했습니다.

도서관 외벽 벽화 작업 중인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

'은평작은도서관사람들' 카페 (https://cafe.naver.com/epsmalllibrary)

: 기간과 예산이 줄어들었다고 하셨지만, 정말 많은 일을 하셨네요. 다양한 분들과 협업하시면서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 그동안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이 모여 논의할 기회가 없었는데요. 이번에 그런 자리가 만들어져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서로의 애로사항도 공유할 수 있었고요. 주민분들을 통해서는 ‘운영자나 사서가 아닌 이용자의 시선’으로 도서관의 모습을 살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은평지회에서는 도서관 관련 교육, 정보 등을 제공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마지막으로 공무원분들과 함께하면서는, 행정의 협조통로가 만들어져서 의미가 있었다고 보고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이니까 확실히 논의도 풍성해지고 할 수 있는 것도 늘어나더라고요. 그동안 생각만 하던 것을 실행에 옮기고 시작하게 되어 기쁩니다.

: 빠띠와 함께하시면서 디지털 공론장 플랫폼(빠띠 믹스)과 협업툴(줌, 구글문서 등)을 사용하셨어요. 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그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셨는데요. 어떠셨나요?

: 사실 익숙지 않아서 처음에는 애를 좀 먹었어요. 주민분들도 처음 접하는 것이다보니 처음에는 많이 어려워하시더라고요. 특히 작은도서관 활동에 관심이 없던 분들에게는 문턱이 더 높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일이 전화해서 설명을 드렸죠. 또 빠띠 믹스를 활용할 때는, 사업 소개와 사용법, 제안 예시 등을 올려서 참여가 낯선 분들께 쉽게 다가가려고 했어요.

: 사용하시면서 좋았거나 편리했던 점이 있다면요?

: 우선 시공간에 제약이 없다는 게 좋더라고요. 보통 작은도서관 운영은 한 사람이 맡는 경우가 많거든요. 외부 회의가 있으면 공간을 비우고 참석해야 해요.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고 기록이 남는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아요. 언제든 내용을 보고 논의를 따라갈 수 있으니까요.

'2020 시-자치구 작은도서관 거버넌스 구축 지원사업' 은평 팀이 활용한 빠띠 믹스

은평의 모든 작은도서관이 모일 때까지

: 프로젝트 이후에도 함께하셨던 분들과 계속 연락하시나요? 함께 도모하는 일이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 프로젝트가 끝나고 구청 담당주무관을 통해 은평구에 있는 70여 개 작은도서관에 저희가 만든 네이버 카페를 홍보하면서 작은도서관의 발전을 위해 함께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16개의 도서관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카페에는 공모사업, 지역행사, 책/기증 후원 정보 등 도서관 관련 정보를 올리고 있는데요. 회의자료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시물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어요. 아직 많은 주민분이 아시는 건 아니지만, 차차 홍보해나가려고요.

: 반년 사이에 네트워크가 거의 4배가 성장한 거군요. 대단합니다. 프로젝트 이후에도 꾸준히 네트워킹 하시면서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보고 계시는 게 의미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 ‘은평작은도서관사람들’ 카페의 회원이 늘어나길 희망합니다. 이를 통해 서로 교류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새로 시작하는 도서관이 시행착오가 많은데요. 이런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콘텐츠 개발 및 프로그램 구성 및 강사정보 공유 등의 협업을 통해 개별도서관이 더 풍성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행정에 적극 제시하고도 싶고요. 우선 홈페이지부터 만들고 싶어요. (웃음) 참, 빠띠에게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프로젝트 하면서 어려울 때마다 중재를 잘해주셔서 무사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비록 프로젝트로 만나고 끝나면서 헤어졌지만, 앞으로도 계속 인연을 이어나갔으면 하고요.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일상의공론장 팀(demos@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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